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대량 해고’
암호화폐 가격이 연릭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전체 인력의 18%를 한 번에 해고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전체 정규직 인력이 약 5천명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천100명 가량이 해고되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경기침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현금소진율과 경영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암스트롱 CEO는 “10년 이상의 경제 호황이 지나고 경기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침체가 또 한 번의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가치가 폭락하고 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돼 거래량이 저조해지는 시기)를 초래할 수 있고,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경제나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우리는 항상 최악에 대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어떤 환경에서든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며 “우리의 인건비는 이처럼 불확실한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경영하기에는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코인베이스는 고용 동결을 선언했으나, 최근 암호화폐가 급락하고 회사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계획을 바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암호화폐 금융기관 자처한 셀시어스, ‘인출 중단’
그동안 암호화폐 업계의 금융기관을 자처한 셀시어스가 돌연 인출 중단을 선언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는 더욱 극에 달하고 있다. 뉴욕타임즈(NYT) 등 미국 주요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인 기업가 앨릭스 마신스키 등이 설립한 셀시어스는 그동안 가상화폐를 예금할 경우 18%대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170만명의 예금자를 끌어모았다. 셀시어스 측은 예금인출 중단 전날인 지난 11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그동안 예금인출에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다며 문제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암호화폐 가격폭락 흐름 속에 12일 “극한의 시장상황 때문에 계좌간 모든 인출·스와프·이체거래를 중단한다”고 돌연 선언했다. 셀시어스는 현재까지 언제쯤 일출서비스를 재개할지 언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셀시어스 측이 원금을 보장하면서 어떻게 지속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해 왔고, 여러 차례 미국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13일 한때 거래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재개했으며, 유동성 부족 때문에 서비스를 중단했는지 등은 불분명한 상태다. 바이낸스 측은 불황기인 현재 인재를 영입하고 인수합병을 하는 등 투자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암호화폐 시장은 ‘모래위의 성’
이같은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회의론이 가속화 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은 사상누각이다. 현실 세계에서 쓸 데가 없다” “전 세계적인 금융 무정부상태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사태)과 같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아무 경제활동 없이 20% 수익률을 약속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폰지사기다” “투자자들이 합리적 판단없이 설립자가 위로성으로 올리는 트위터 게시물에 의존한다”는 등 비판도 제기됐다. NYT는 “하룻밤 사이에 부상했던 수천억 달러 가치의 글로벌 산업이 지금 무너지고 있다”며 “암호화폐 생태계의 몰락은 위험하고 규제되지 않은 디지털 자산을 중심으로 구축된 생태계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또한 NYT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출신인 리 레이너스 듀크대 로스쿨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제 (암호화폐 업계의) 음악이 꺼져버렸다”며 “암호화폐 관련 기업과 관련 플랫폼 상당수가 얼마나 위험하고 지속불가능한 기반 위에 서 있었는지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