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법안 발의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국산업은행법·한국은행법·한국수출입은행법·중소기업은행법 등 총 4개 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해당 은행 본점(주 사무소)을 서울에 두도록 한정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김두관 의원은 개정안에 대해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소멸위험지수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 고위험’ 지역이 36곳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0% 가량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역 소멸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국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한정해 위치하는 구도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4월 초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제출했다가 공동발의자 일부가 철회 의사를 밝힌 바람에 며칠 만에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재발의한 개정안은 4건 모두 김 의원을 비롯해 김경만 김정호 송재호 신정훈 이탄희 전용기 황운하 등 민주당 의원들과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민주당 내 이해관계가 엇갈린 탓에 무산될 뻔했으나 국민의힘 의원까지 참여해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모든 국책은행이 전국 각지에 내려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들은 지역구가 지방이거나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여야를 막론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후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법안이지만 지역구가 수도권인 여야 의원이 100명이 넘는 데다 영호남 등 은행의 이전지를 놓고 당내 이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실제 국회 통과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노조 반발에 출근도 못하는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
국회에서 산업은행 지방이전 관련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이에 강력히 반발하는 노조로 인해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일주일째 본점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강석훈 회장은 첫 출근 시도 때인 지난 8일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노조 반발에 부딪혀 발길을 돌린 이후 16일까지 일주일 넘게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앞서 강 회장은 8일 당시 출근을 저지하는 노조를 향해 ”이렇게 만난 모습이 안타깝지만 더 많은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를 같이 해결해나가겠다“며 소통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같은 날 5분, 주말이었던 12일 10분 가량 비공식적으로 노조 천막을 찾아 노조 측과 면담을 가졌다. 하지만 양측은 두 차례 만남에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협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부산 이전 계획을 철회하도록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하겠다는 강 회장의 답을 듣기 전까지는 출근 저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 이전이 산은 전 직원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직원들의 우려를 윤 대통령에 전달해달라는 것이다. 반면 강 회장은 부산 이전이 윤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만큼 본인 스스로 이를 철회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자 노조는 지난 13일 본점에서 '산업은행 지방이전 반대 대정부 투쟁 선포식'을 열고 반발 수위를 높였다. 이날 조윤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은지부 위원장과 간부들은 삭발식을 진행하고 정부와 강 회장이 부산 이전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포식에는 노조를 비롯해 산업은행 직원들도 참여해 현장에서 노조의 투쟁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안팎에서는 노조가 보다 강경한 투쟁을 예고한 만큼 강 회장의 고심도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강 회장은 인근에 마련한 임시 집무실에서 업무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