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론스타 수사팀 막내 이복현 금감원장, 17개 은행장 만나다
[금융리뷰] 론스타 수사팀 막내 이복현 금감원장, 17개 은행장 만나다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06.20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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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2019년 11월 개봉한 영화 ‘블랙머니’는 2003년 외환은행 헐값 인수 후 2011년 매각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사건을 다룬 실화 기반 금융 범죄물이다. 즉, 검찰의 ‘론스타 사건’을 다룬 영화로, 외국계 사모펀드 회사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뒤 ‘먹튀’했다는 의혹과 이를 수사한 검찰을 조명한다. 영화 속에서 외환은행은 대한은행으로, 론스타는 스타펀드로 나온다. 배우 조진웅은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의 양민혁 검사로 등장한다. 영화 속 양 검사는 스타펀드 사건에 관심을 갖고 고군분투하며 대한은행 헐값 매각 의혹의 실체를 파헤친다.
영화 개봉 당시 조진웅의 풍채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떠올리게끔 한다는 관객이 상당수다. 실제로 이 영화를 만든 정지여 감독은 윤 총장을 블랙머니 시사회에 초대했다고 한다. 윤 총장은 시사회에 가지 않았다. 윤 총장은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중수)1과 부부장검사로 론스타 수사를 맡은 주역 중 한 명이다. 실제 론스타 사건 수사팀의 면면은 화려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중수부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대검 수사기획관을 맡으며 론스타 수사를 지휘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검찰 내 최고의 ‘칼잡이’라는 최재경 중수1과장, 이동열 부부장, 이두봉·조상준·한동훈·이복현 검사 등이 수사를 담당했다. 특히,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론스타 수사의 말석을 맡았던 이복현 검사는 서울앙지검 반부패수사4부장검사 등을 거쳐 윤석열 정부 들어서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했다.

금감원장 취임 이후 은행장들 첫 만남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은 지난 7일 취임사를 통해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검찰 시절 ‘칼잡이’의 면모를 역력히 보여줬다. 그런 그가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17개 국내은행 은행장과 간담회를 개최해 대내외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현재의 경제상황이 美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 리스크 요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위기 양상을 보이고 있고, 상당기간 금리·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은행권이 경각심을 갖고 리스크 취약요인에 철저히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의 건전성·유동성 등 시스템리스크 관리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면서 “코로나 대응을 위한 재정·금융 지원으로 부도율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커, 보다 보수적인 미래전망을 반영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화유동성 수준이 국가 신뢰도와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하여, 중장기 외화자금 조달․수출기업 등 실수요자 중심 자금 공급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가계부채가 시스템리스크로 현실화되지 않도록 DSR 규제 안착 등을 통해 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실수요자 애로 해소를 위한 단계적 규제 정상화조치들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전산·내규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이복현 원장은 은행권이 취약차주에 대한 사전관리를 강화해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은행 자체적으로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시 연체가 우려되는 차주 등에 대해 저금리대출로 전환해주거나 금리조정 폭과 속도를 완화해 주는 방안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저신용·다중채무자·高DSR 차주 등 취약 차주에 대해서는 채무상환능력 변동 등을 밀착 모니터링하여, 선제적으로 채무상담 및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금감원도 은행권과 함께 ’신용대출119’ 등 기존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원장은 “기업차주의 경우에도 금리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기업 상황을 정확히 분석·평가하여 일시적 유동성 애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조적 취약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전환·재편 유도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따. 은행권의 금리 운영과 관련, 이 원장은 해서는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으므로,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금리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진중인 예대금리 산정체계 및 공시 개선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금리인하요구권 제도 운영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해 소비자의 금리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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