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주식에서 발 빼는 부자들, ‘이것’에 눈독 들인다
[금융리뷰] 주식에서 발 빼는 부자들, ‘이것’에 눈독 들인다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06.2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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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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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달러 대비 원화가 13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 시대를 맞아 투자자들은 불안하다. 2020년 연말에는 달러당 원화가 1080원 안팎이었지만 요즘은 1280원대를 오르내리며 1년 6개월 사이 18% 넘게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 통상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그만큼 발을 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14일 코스피 종가 기준 2500선이 뚫린 지 4거래일 만인 20일 2400선마저 붕괴됐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어디가 바닥인지 알 수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가들은 채권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원금이 보장되고 분기마다 들어오는 이자가 웬만한 투자처보다 낫다는 판단이다. 아예 장기 채권에 투자해 오른 금리를 오랫동안 연금처럼 받겠다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채권 판매 급증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6월 셋째 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채권 4조6108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는 전년 동기 기록한 2조7006억원 대비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소액 투자(1000원~1만원)가 가능해진 영향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채권 약 2조200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는데, 이는 지난해(1조5000억원) 대비 47% 급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온라인 신종자본증권 판매 규모는 올해 4월까지 4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판매 규모인 350억원과 비교하면 10배 넘게 급증했다. 채권 투자는 크게 ‘만기 보유’와 ‘트레이딩(거래)’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만기보유 투자는 채권을 만기까지 팔지 않고, 해당 기간 이자를 받고 만기에 원금을 돌려받는 것이다. 사실상 원금 손실 가능성이 아주 작다. 트레이딩 방식은 채권을 중간에 사고팔며 매매차익을 누리는 것이다. 채권은 높은 금리(채권값 하락)에 사서 낮은 금리(채권값 상승)에 팔아야 한다. 최근에는 채권 금리가 오르며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를 누릴 거나, 싸게 사서 향후 금리가 내려가면 비싸게 파는 투자 모두 가능해졌다. 올해 연초부터 고액 자산가들은 금리가 부쩍 높아진 ‘신종자본증권’과 ‘회사채’를 많이 담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연 7%에 발행한 회사채 200억원 어치도 바로 다 팔렸다”고 전했다. 제주항공은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우량 채권의 금리도 연 4%를 훌쩍 넘어섰다. 만기 3년에 트리플A(AAA) 등급으로 우량채권인 농협금융지주 회사채 수익률은 연 4.69%다. 한국전력 회사채도 인기다. AAA 등급에 잔존만기가 2년1개월 남은 ‘한국전력 1049’의 연 수익률은 4.24%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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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마다 지급되는 ‘이자’

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은 이자를 3개월마다 지급하는 점도 자산가들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대목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예금보다 이자가 높으면서 트리플A 등급인 우량 채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자산가들 사이에 채권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국채 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국가가 망하기 전까지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탓에 금리가 낮다. 최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며 연 4%대까지 수익률이 올라왔다. 만기가 3년 3개월 남은 ‘국고01125-2509(20-6)’의 수익률은 연 4.16%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팔린 국채가 반년간 팔린 물량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투자는 은행과 증권사 모두에서 할 수 있는데 은행의 경우 채권맞춤형신탁(MMT)을 통해 가입하는 데 보통 최소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이다. 금융사마다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종류나 물량이 다른 점도 유의해야 한다. KB증권 관계자는 “장기 국채를 선호하는 투자자들도 많은데 매년 4%씩 받는 연금에 든다는 개념으로 자산가들이 선호하고 있다”면서 “채권은 매매차익의 경우 별도 세금을 떼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채권은 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는 만큼 만기를 잘 살펴야 한다”며 “개인 투자자는 초우량 채권 위주로 사는 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신용급 AA등급까지는 도산 위험이 크지 않은 투자처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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