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비율 현저히 급락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3월말 기준 보험회사 RBC 비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RBC 비율이 올해 3월 말 기준 209.4%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말 대비 36.8%p(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앞으로 보험금 지급을 위해 쓸 수 있는 자본(가용자본)을 보험금 지급 예상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통상적으로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기준은 150% 이상이다.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보험사가 자기 자본으로 고객에게 보험금을 충분히 줄 수 없다는 뜻이어서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라 감독당국이 경영개선권고를 내린다. 지난 3월 말 가용자본은 136조4천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5조3천억원 감소했다. 금리 상승으로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이 20조7천억원 줄었고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23조1천억원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은 직전 분기 대비 6천억원 감소한 65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유보험료가 늘어 보험위험액이 3천억원 늘어난 반면 운용자산 감소로 신용 위험액, 시장 위험액이 각각 4천억원, 6천억원 줄었다.생보사가 손보사보다 양호
업권별로 살펴보면 생명보험사가 손해보험사에 비해 그나마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생명보험사의 올해 3월 말 RBC 비율은 직전 분기 대비 45.6%p 하락한 208.8%로 집계됐다. 생보사 중 RBC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DGB생명이었다. DGB생명 RBC비율은 84.5%로 직전 분기 대비 139.1%p 내렸다. DGB생명 관계자는 “4월 3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해 RBC비율 100%를 넘겼다”며 “이후 증자를 한 번 더 실시해 RBC 비율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사의 RBC비율은 직전 분기 대비 20.9%p 하락한 210.5%을 기록했다. 그 중 MG손해보험의 RBC비율이 직전 분기 대비 19.0%p 내려간 69.3%를 기록하며 가장 낮았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으나, 법원이 결정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상태다. MG손보의 대주주 JC파트너스 관계자는 “몇 개월 후면 RBC제도가 없어지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금융당국이 규정을 너무 보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지본확충과 매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경영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발끈한 이복현 금감원장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 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린 보험사 최고경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보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자본력 확보가 중요해졌다며 재무 건전성 강화에 최선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 평가손실이 늘면서 보험사의 자본 적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급여력비율(RBC) 하락 등으로 보험업계에 큰 과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므로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관리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최근 RBC 제도를 개선했지만, 금리가 급등하면 자본 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보험사에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RSA) 등 전사적 자본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본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달라”면서 “금감원도 다양한 금리 가정을 토대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 등 보험사의 자본 적정성에 대한 상시 점검을 강화하고 조치도 원칙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보험사들에 부동산 PF 대출 및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 등으로 PF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증가했고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시 뒷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PF대출과 관련해 여신 감리를 강화하고 대체 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에 대해 자체적인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