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시작하자마자 ‘완판’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지난 15일 9시30분 판매를 시작한 수백억원 규모의 특판 채권이 단 27분만에 매진됐다. 삼성증권이 모바일 앱 엠팝(mPOP)에서 판매한 이 채권은 준비된 물량이 300억원이었다.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3조1천억원 규모의 채권이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대비 82% 급증한 규모다. 'KB금융지주('KB금융지주44-3'), '우리은행(우리은행24-07-이표03-갑-31)', '농협은행(농업금융채권(은행)2020-06이3Y-B)' 3종 채권은 판매 시작 30분도 지나기 전에 모두 완판됐다. 특판 채권을 산 한 투자자는 "커피 한 잔 가격보다 저렴한 1000원부터 소액으로 채권 투자가 가능하고 시중 정기예금 금리보다 더 높은 이자 수익이 기대돼 채권 투자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날 삼성증권의 채권 매매는 평상시 대비 30배에 달하는 거래가 일어났으며 트래픽 기준으로는 전체 금융상품 메뉴 가운데 채권 매매 트래픽이 82%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선 증권사 지점에서도 고액자산가의 채권에 대한 문의와 매수가 이어졌다. 특히 이날 단 27분만에 준비한 특판물량이 조기 마감되는 바람에 뒤늦게 접속한 고객들이 물량을 추가 공급해달라며 PB(프라이빗뱅커)와 고객센터에 항의하기까지 했다. 삼성증권 "금리인상 등 유동성 정책 변화, 물가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로 채권과 같은 확정금리형 상품 수요가 늘었다"며 "요즘 채권은 단순히 안전한 것 뿐만 아니라 금리까지 높다"고 설명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요즘 고액자산가의 연 평균 목표수익률은 4%"라며 "지난 10년간은 채권과 주식,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배분으로 연 4% 수익을 추구했지만 지금은 그냥 채권만 잘 사도 4%대 수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채권 판매량 급증=금리 상승 끝?
통상적으로 금융권에서는 채권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금리 상승이 끝나간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기에 채권을 매입할 때 매우 신중하게 접근한다. 연 4%를 주는 채권을 샀다가 다음달에 연 5%를 주는 채권이 시중에 나오면 손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리 상승이 대체로 마무리될 거라고 판단되면 채권을 사들인다. 이는 주가 하락이 끝났다고 판단할 때 주식을 사들이는 것과 비슷한 심리이다. 지난주 이창용 한은국은 총재는 “내년 금리 인하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물가 정점을 올해 3∼4분기 쯤으로 보고 있으나, 가스 가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워낙 불확실성이 커서 물가든 경기든 정확하게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는 향수 수개월 모니터링을 하면서 반응해야 할 것 같다”면서 “경기 침체로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판다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성급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즉, 금리의 방향을 예측하기가 여렵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앞으로 금리가 하락할 거시라는 가능성에 조금 더 베팅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앞으포 몇차례 더 있겠지만, 이미 그 정도는 시중금리에 거의 반영이 되어 있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3.0%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향후 경기둔화 등을 감안할때 연내 금리인상 마무리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채권금리의 경우 이미 채권금리가 정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