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실적 발표 앞둔 은행권, ‘이자 장사’ 현실화 되나
[금융리뷰] 실적 발표 앞둔 은행권, ‘이자 장사’ 현실화 되나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07.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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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이낸셜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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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정부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른바 ‘이자 장사’를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의 지나친 ‘이자 장사’를 한목소리로 경고한 바 있다. 은행권에서는 “사실상 시장 개입”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이 편하게 돈 번다는 비판은 이전부터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금융당국의 은행권에 대한 ‘고통 분담’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이익 ‘9조원’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 실적을 이번 주 공시한다. 오는 21일 KB금융지주가, 22일에는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전망치 합산은 4조320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기록한 4조1258억원) 대비 5%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직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다. 금융당국이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확대를 요구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누계 순이익은 9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익(4조5951억원)에 2분기 전망치를 더하면 상반기 순이익은 8조9160억원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상반기 실적 8조904억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같은 은행권의 호실적의 배경에는 금리상승기에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2분기 4대 지주 합산 순이자이익은 9조7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5.7% 증가가 예상된다”며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성장률도 견조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은행업권이 가산금리 축소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대출 기준금리 상승과 저원가성 예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산금리 축소가 예상되는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 중심의 대출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순이자마진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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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에도 웃지 못해

금융권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과 당국의 금리 인하, 취약 차주 지원 요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늘어나는 이익에도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앞서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며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복현 금감원장도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주요 시중은행장과 만나 “예대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인 예대 금리차는 은행의 수익과 직결된다. 예금금리는 낮을수록, 대출금리는 높을수록 은행의 이자수익은 커지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윤 대통령과 이 원장의 발언이 사실상 은행들에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건데, 이런 강도 높은 발언은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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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자 장사’ 비판,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

윤 대통령과 이 원장의 발언에는 국내 은행들이 수익 대부분을 이자 이익에서 올리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지난해 은행들은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 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은 14조54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4% 이상 증가한 규모로 2019년 이후 최고치다. 4대 은행의 순이익만 10조311억원에 달했다. 지난 5월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행한 ‘국내 은행그룹의 비이자이익 원천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KB·신한·하나·우리·BNK·DGB·JB 등 7개 은행그룹의 비이자이익은 11조2000억원으로 총이익의 19.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연하면, 80%를 이자이익에 기대는 불균형적인 수익 구조다. 글로벌 100대 금융회사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40.8%로, 국내 은행그룹과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지주사 그룹이 아닌 은행으로 한정할 경우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더욱 낮아진다. 2020년 말 기준 국내 일반은행의 비이자이익은 4조7000억원으로, 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4%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21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국내 은행 이자이익은 46조원으로 전년 대비 4조8000억원 늘어났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3000억원 감소했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정부의 취약층에 대한 금융지원 대책에 들어가지 않는 부분은 금융회사가 답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권이 정부 차원의 대책 이외에 자율적으로 취약 차주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이익에 대한 비판이 많았는데 실적 발표를 통해 이를 숫자로 확인하게 되면서 고통 분담에 대한 명분과 근거가 생길 것”이라며 “과거 사례처럼 은행에 기금 출연 등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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