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교묘해지는 고액자산가 역외탈세, 감시망 강화되나
[금융리뷰] 교묘해지는 고액자산가 역외탈세, 감시망 강화되나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09.05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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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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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실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르다는 신탁제도의 특성을 악용하는 등 해매다 점점 더 교묘해지는 고액자산가의 역외탈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정성호 의원은 지난 2일 거주자 및 내국법인이 보유한 해외신탁 내역을 국세청에 자진신고 하도록 하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고액자산가의 역외탈세 방지를 위한 국세청의 실태확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역외탈세 적발 세금 ‘6조원’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역외탈세 적발로 거둬들인 세금만 6조원에 달한다. 이같은 역외탈세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으로 현행 세법에서는 해외금융계좌와 해외부동산 및 해외투자 신고제도가 있다. 2011년 도입된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는 첫해 23조원에서 2020년 59조원으로 신고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로서 역외탈세 시도를 줄이고 성실납세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국가간 납세자 금융정보를 교환하는 ‘다자간 조세정보 자동교환협정(MCAA)’ 또한 역외탈세 억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실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신탁에서 발생한다. 신탁재산의 실질적 권리는 위탁자와 수익자가 행사한다.
국세청 전경./출처=김두관 의원실
국세청 전경./출처=김두관 의원실

사각지대 발생 가능

하지만 대내외적인 재산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기 때문에 해외자산신고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세청 또한 해외신탁을 활용한 조세회피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해외신탁 신고제도 도입 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한편 미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은 자국민이 해외신탁을 보유한 경우 과세당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세청이 발표한 역외탈세 사례에 따르면 거주자 A씨는 조세회피처에 해외신탁 설립 후 무신고 국외소득 140억원의 수익자를 가족으로 지정해 세금을 탈루했다. 국내 선박회사 대표였던 B씨는 배우자를 수익자로 하는 해외신탁을 설립해 522억원의 재산을 위탁한 뒤 사망했으나 상속재산에서 누락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조세회피처에 법인 주식을 신탁하고 배우자와 자녀를 수익자로 지정한 뒤 증여세를 탈루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국회서 개정안 발의

정 의원의 개정안에 따르면 ▲해외신탁의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거주자 및 내국법인은 매년 6월 신탁 보유현황을 신고하도록 했다. 아울러 ▲미신고 또는 허위신고에 따라 적발되는 경우 20%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위반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명단공개 및 조세범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신고의무 위반행위 적발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경우 20억원의 범위 내에서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정성호 의원은 “재산은닉 방법이 고도화되면서 역외탈세 적발 또한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해외신탁은 소수의 고액자산가가 이용하는 만큼 신고제도 도입을 통해 반사회적 역외탈세를 방지하고 공정과세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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