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금융권에도 태풍 ‘힌남노’ 불어닥쳤나
[금융리뷰] 금융권에도 태풍 ‘힌남노’ 불어닥쳤나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09.06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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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출처=픽사베이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출처=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의력이 대단하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제주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강풍에 공사장 펜스가 무너지고 곳곳에서 정전이 잇따랐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전날 오후 11시까지 태풍 힌남노와 관련한 긴급 출동 건수는 총 132건이다. 주요 출동 사례를 보면 전날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짧은 시간에 내린 강한 비로 인해 도로가 침수돼 2명이 탑승한 차량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탑승자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서귀포시 대정읍에선 강풍에 의해 쓰러진 나무가 주택을 덮치는가 하면 태풍을 피하고자 육상으로 옮긴 보트가 도로까지 날아와 소방당국이 긴급 출동했다. 이날 오후 서귀동에서도 강풍에 의해 공사장 펜스 일부가 무너졌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굴삭기 등을 동원해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 힌남노의 영향으로 제주 곳곳에서는 정전이 속출했다. 6일 한국전력 제주본부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제주 지역에서 2622가구가 정전됐다. 행정시별 정전 가구는 제주시 957가구, 서귀포시 1665가구다. 전날 오후 7시17분 제주시 인화동 인화초등학교 주변 150가구에 전기가 끊긴 것을 시작으로 오후 23시23분 서귀포시 영락리 일대 450가구까지 5시간 동안 정전이 잇따랐다. 인화동 일대와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일대에는 복구 작업이 완료돼 전기가 들어오고 있는 상태다. 서귀포 신례리에서 정전된 626가구 중 590가구도 복구됐다. 나머지 1770가구에 대해서는 한전이 송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힌남노가 제주에 근접하면서 강한 비바람으로 인해 일부 복구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하루 동안 원/달러 환율 추이./출처=하나은행
지난 5일 하루 동안 원/달러 환율 추이./출처=하나은행

13년 5개월만에 ‘최고점’

금융권에도 ‘힌남도’가 불어닥친 것 마냥 환율은 1375원을 돌파했으며, 코스피는 24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때 수준인 1375원을 넘어섰다. 환율 상승에 외국인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피도 장중 한때 2400선 아래로 내려가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62.6원) 보다 8.8원 오른 1371.4원에 마감했다. 장 마감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70원을 넘어섰다. 지난 2일 기록한 연고점(1362.6원)을 1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했다. 이날 환율은 1365.0원 원에 개장한 뒤 한때 1361.7원까지 내렸다가 다시 반등해 1375.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고가 기준으로도 2009년 4월 1일(139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 시작 전부터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성 발언에 나섰으나 고공행진 하는 환율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면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하에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가 20년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한 영향으로 주요국 통화 모두 달러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도 8월 들어 무역수지 악화, 위안화 약세 영향 등이 중첩되며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피 달러 가치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110 돌파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10을 돌파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4일 오후 10시 34분 현재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45% 오른 110.05에 거래중이다. 달러인덱스가 110을 넘어선 것은 2002년 6월 19일(110.190) 이후 20년 3개월 만이다. 유로화는 러시아의 유럽지역 천연가스 공급망 '노드스트림1'의 무기한 중단 발표에도 유럽연합(EU) 차원 대응책 발표에 하단이 지지됐다. 위안화는 바이든 정부의 대중 무역체제 유지 계획 속 약세가 연장됐다. 달러 가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의 목표수준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연일 치솟고 있다. 미국 8월 비농업 고용지표는 예상(30만)을 상회한 31만5000개 증가하며 견고한 모습을 연출했다. 다만 실업률이 3.5%에서 3.7%로 상승했고 노동시장 참가율 역시 62.1%에서 62.4%로 상승했다. 미 증시는 3대지수 모두 1%대 하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7%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1.07%, 1.31% 하락했다. 하나은행 과계자는 “글로벌 위험자산 기피, 유로화를 제외한 주요통화 약세, 역외 롱플레이(매수) 유입에 환율이 장 시작부터 연고점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한 이후 공격적인 역외 롱플레이가 원화의 나홀로 추락을 주도하고 있고 유로화를 제외한 주요 통화 약세, 위험선호 부진에 따른 주식시장 외국인 순매도 등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1년간 코스피지수 추이./출처=한국거래소
최근 1년간 코스피지수 추이./출처=한국거래소

코스피도 동반 추락

이처럼 환율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코스피도 장중 2400 아래로 내려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2409.41) 대비 5.73포인트(0.24%) 하락한 2403.68에 장을 닫았다. 이날 코스피는 0.03% 상승한 2410.07로 출발해 2424.77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막바지 상승 폭이 둔화됐고, 결국 오후 들어 하락 전환하더니 2400선 밑으로 내려갔다. 한때 2392.63에 거래되기도 했다. 코스피가 2300선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 7월27일 이후 27거래일만이다. 주가 반락의 배경은 외국인들의 매도 전환 때문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은 500억원 가까이 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370원까지 오르자 매도 전환했다. 투자자별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672억원, 개인이 664억원 각각 순매도했고, 기관은 1341억원 나홀로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는 기관이 3706계약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2414계약, 1020계약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85.55)보다 14.45포인트(1.84%) 내린 771.43에 거래를 종료했다. 기관이 231억원, 외국인이 34억원 순매도해 지수를 압박했고, 개인은 528억원 순매수했다. 미래에셋증권 “국내 주요 지수 모두 하락했는데, 나스닥이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기술주 전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면서 “장중 달러인덱스가 110을 돌파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70원을 돌파하는 등 강달러 부담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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