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그림자금융이 5천조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소위 ‘그림자금융’ 즉, 국내 비은행금융중개 자산 규모는 2020년 기준 4천936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3천133조원에서 연평균 9.7% 증가하여 6년새 1천700조원 늘어났다. 현재 국내 전체 예금취급기관 자산규모 4천600조원을 넘어선 규모다.
부문별 자산규모를 보면 보험사 1천423조원을 비롯해 증권사 710조원, 투자펀드 541조원, 신탁 469조원, 유동화기구 355조원 등으로 구성돼있다.
같은 기간 평균 자산증가율은 각각 보험사 7.3%, 증권사 12.4%, 투자펀드 12.3%, 신탁 7.0%, 유동화기구 10.3%의 상승 추세를 보였다.
비은행금융중개는 금융심화(financial deepening)가 진행되면서 날로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전통적인 은행의 신용 중개 기능을 보완하고 시장 내 경쟁을 촉진하여 경제활동에 기여하는 순기능을 가진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고수익·고위험 추구 성향, 은행보다 낮은 규제 수준 등으로 잠재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 무엇보다 금융기관간 높은 상호연계성 등으로 인해 특정 금융기관의 부실이 빠르게 전이되고 확장될 수 있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이러한 위험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비은행금융중개 중 금융시스템 리스크 유발 가능성이 높은 비은행금융중개 자산을 별도로 편제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를 ‘협의의 비은행금융중개’로 정의하며, 한은은 우리나라의 ‘협의의 비은행금융중개’ 영역의 자산 규모는 2020년말 현재 1천184조원 수준이라 밝혔다.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은 개정된 '금융투자업 규정 시행 세칙'을 시행했다. 증권사의 부동산 채무보증 계약, 부동산 대출 채권·사모사채·지분 증권 투자, 부동산 펀드·유동화 증권 투자, 자산운영사의 부동산 펀드 운용, 증권사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의 현황 관리 계획을 담았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각 금융사의 부동산 금융 규모를 취합한 뒤 경제 충격이 올 경우 부동산 금융이 부실화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진 의원은 “한국은행은 비은행금융중개 관련 데이터를 금융감독원 조사에 의존하고 있는데 협의의 비은행금융중개 자산규모와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규모를 정밀하게 측정하려면 한국은행의 시장 조사·관리를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약 750조 3천억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한국은행의 협의의 비은행금융중개 규모 조사가 부동산 등 주요 자산별로 정밀하게 실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 의원은 “조정기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의 비은행금융중개 리스크가 확산되면 거시건전성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금융심화에 따른 양극화를 방지하고 시장 자율성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비은행금융중개 영역의 위험을 방지하도록 정확한 시장조사에 따른 대응책을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