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발표 살펴보니...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45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6조4000억원 늘었다. 이는 8월 증가액(8조7000억원)의 네 배 이상 규모다. 특히 정기예금이 32조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금 증가액은 6월만 해도 9조5000억원 가량이었지만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7월 31조6000억원, 8월 21조2000억원으로 증가세가 빨라졌다. 반면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금식예금에서는 지난달 3조3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시입출금식예금에서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상품을 취급하는 자산운용사의 수신액도 지난 한 달간 12조4000억원 감소했다.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서 10조9000억원이 급감했다. 채권형 펀드(-2조3000억원)와 주식형 펀드(-3조1000억원)에서도 돈이 이탈했다. 뿐만 아니라 고금리 여파로 가계대출은 1조3000억원 줄었다.발 빠른 은행들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두 번째 빅스텝에 맞춰 시중은행들도 잇달아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소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분(0.5%p) 이상 금리를 올리고, 인상된 금리는 은행별로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예적금 39종의 기본금리를 최대 0.8%p(포인트) 인상했다. NH농협은 같은 날 정기예금인 거치식예금은 0.5%p, 정기적금인 적립식 예금은 0.5~0.7%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14일 최대 0.65%p 올린 데 이어, 20일부터 예적금 등 29종 수신상품의 금리를 최대 0.95%p 인상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하루 앞선 13일부터 19개의 정기예금과 27개의 적금 금리를 최대 1.0%p 인상했다. KB국민은행도 조만간 수신상품 금리 인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수신금리 인상으로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1년 만기 시 최고 연 4.55%의 금리를 준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도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4.6%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비대면 '우리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기존 연 3.8%에서 4.8%(이하 14일 기준)로 올라 금리가 연 5%에 근접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이미 정기예금 금리가 5%대에 진입했다. 예가람저축은행의 비대면 'e-정기예금'은 최고 연 5.15%의 금리를 제공한다. 한국투자저축은행, 동원제일저축은행 등도 최고금리가 연 5.1%까지 인상됐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면 은행에 1억원을 맡겼을 때 연이자가 500만원에 달한다. 이자과세(15.4%)를 떼더라도 423만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매달 이자가 35만원이 넘는다. 예치금액이 2억원이면 연이자는 846만원(매월 70만5000원), 3억원은 1269만원(매월 105만원)으로 늘어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폭 만큼 수신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며 “되도록 이번 주 내 서둘러 인상 조처를 할 것이며, 예·적금 가입 희망자들은 인상된 금리가 발표된 다음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귀뜸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