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쿠폰채’ 뭐길래?
채권 사들이는 개인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장외시장에서 사들인 채권의 규모는 17조963억(11월4일까지 기준)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개인이 채권을 순매수한 금액이 4조6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벌써 4배 급증했다. 올해만 증시가 부진했던 게 아닌데 올해 특히 채권 투자 열풍이 강한 이유는 뭘까. 첫 번째 이유를 꼽자면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서 채권 가격이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채권 가격은 채권 금리(유통수익률)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 투자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채권 투자는 원래 고액 자산가나 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은 국내 대형 증권사에서 채권을 1천원 단위로도 구매할 수 있다. 증권사 창구에 나가지 않고 주식처럼 모바일 트레이닝 시스템(MTS)으로 투자할 수 있따.각광 받는 저쿠폰채
최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는 것이 ‘저쿠폰채’이다. 채권에서 ‘쿠폰’이란 만기 전 중간중간에 받는 이자를 의미한다. 이름만 들으면 이자 수익이 낮을 것 같은데 왜 부자들이 이 채권을 살까. 저쿠폰채는 금리가 급등하기 전인 2020∼2022년 연 0∼2%의 낮은 표면 금리로 발행된 개별 채권이다. 국고채나 한전채 등 신용등급이 높은 국공채가 많다. 때문에 표면금리는 낮지만 실질 수익률을 따져보면 정기예금보다 유리하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올해 들어 금리 급상승에 따라 채권 가격이 많이 내려간 상황이라 저쿠폰채를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매차익도 얻을 수 있다. 1만원짜리 저쿠폰채의 경우 만기가 짧은 건 9600∼9700원, 만기가 긴 국고채의 경우는 5000∼6000원대로 할인돼 거래된다. 개별 채권의 매매차익은 앞서 언급했 듯 비과세 대상이다. 다만 정부가 제출한 세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당장 새해 1월 1일부터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된다. 이렇게 되면 개별 채권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도 과세되기 때문에 저쿠폰채의 매력은 떨어지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