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 60대 A씨는 노후자금을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하고자 기존 거래하던 은행에 방문했다.
A씨는 직원을 통해 “이율이 높고 원금손실 우려가 없으며 만기 지급에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듣고 해외 회사채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에 퇴직금 등 3억원을 가입했다. 이후 관련 업체의 부도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 50대 B씨는 은행직원의 “○○회사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하다”는 설명을 듣고 기업어음 등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에 자녀 결혼자금으로 사용하고자 모아온 1억 5천만원을 투자했다.
이후 관련 기업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사용할 수 없게 되었을 뿐 아니라 투자금 회수도 불확실하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 50대 C씨는 은행직원을 통해 “정기예금보다 이율이 높고, 단기간에 빠르게 이익 달성이 가능하다”, “본인도 가입하여 이익을 보았다”, “수익률이 잘 나오게 설계된 상품이고 위험성은 거의 없다”라는 등의 설명을 들었다.
C씨는 국내 주가지수(KOSPI 등) 연계 증권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에 4천만원을 가입했다. 이후 20% 이상 손실이 발생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80대 D씨는 은행직원의 “이율이 높은 상품”이라는 설명을 믿고, 서류상 직원이 알려주는 곳에 서명만 하고 정기예금에 예치하려던 2천만원으로 해외 주가지수(항생지수 HSI 등) 연계 증권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했다. 이후 D씨는 40% 이상 손실이 발생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최근 은행에서 가입한 특정금전신탁 상품에 가입한 뒤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투자자가 늘어남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들에게 유의를 당부했다.
23일 금감원은 '특정금전신탁 가입 시 소비자 유의사항 안내'를 통해 은행에서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했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특정금전신탁이란 고객이 금융회사에 돈을 맡기면서 특정 상품에 투자하도록 지정하면, 금융회사는 이에 따라 운용 후 수익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정기적금 등에 가입할 경우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회사채나 기업어음 등에 투자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부연하면, 특정금전신탁 가입 시 어느 금융회사를 통해 가입할 것인가 보다는 어떤 상품에 투자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금감원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은행을 통해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했더라도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상품을 편입한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특정금전신탁을 은행에서 가입했을지라도 예금자 보호와는 관련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감원은 특정금전신탁은 편입 상품의 종류 등 운용 방법에 따라 투자 위험이 다르고, 만기와 중도 상환(해지) 등도 다양한 만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판매 직원 말만 믿고 가입할 것이라 아니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서 및 상품 설명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뒤 가입 서류를 작성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금전신탁은 상품을 둘러싸는 일종의 '껍데기'로 원금 보장 여부와 상관이 없다”며 “가입 기관이 은행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편입 투자 상품이 무엇인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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