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원화 가치 하락, 달러빚 갚는데 ‘효자’ 역할
[금융리뷰] 원화 가치 하락, 달러빚 갚는데 ‘효자’ 역할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11.24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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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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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올해 들어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거꾸로 생각하면 원화가치는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상황은 역설적으로 우리나라의 달러 빚을 갚는데 이전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끔 해주는 역할을 했다.

자산보다 부채 감소 폭 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7860억 달러로 6월 말 대비 419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내국인의 해외 투자)을 팔면 달러를 들여올 수 있어 한국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외화 방파제가 그만큼 두터워졌다는 의미다. 순대외금융자산 창고가 두둑해진 것은 대외금융자산보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 감소폭이 더 컸던 영향이 크다. 9월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은 2조829억 달러로 6월 말 대비 406억 달러 줄었다. 같은 기간 대외금융부채(1조2969억 달러)는 826억 달러 감소했다. 자산보다 부채 감소 폭이 더 컸던 건 한국의 통화가치(원화가치)와 주가 하락 폭이 세계 주요국 중에 큰 편이라서다. 지난 3분기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폭은 9.9%로, 유로화 (-6.5%), 중국 위안화(-5.9%), 일본 엔화(-6.2%) 등에 비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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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도 같은 흐름

이같은 상황은 주식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3분기 미국 나스닥 지수(-4.1%), 유럽 유로스톡스50(-4%) 등이 4% 가량 하락할 때 한국 코스피는 7.6% 급락했다. 대외금융자산 가운데 달러 자산의 비중은 60% 수준이다. 통화가치 변동 요인을 그만큼 적게 받는다.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원화가치 하락과 주가 하락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실제 대외금융부채 감소를 쪼개보면 가격 하락으로 인한 비거래요인으로 921억 달러가 줄었다. 장·단기외채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의 9월 말 기준 대외채무는 6월 말 대비 231억 달러 줄어든 6390억 달러로 나타났다. 감소 폭으로는 세계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502억 달러) 이후 가장 컸다.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달러빚인 단기외채(1709억 달러)는 6월 말 보다 129억 달러 줄었다. 단기외채 감소 폭은 2011년 3분기(-158억 달러)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장기외채(4680억 달러)도 전 분기 대비 101억 달러가 감소했다. 감소 폭으로 따지면 2016년 4분기(-138억 달러) 이후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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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외채 감소이유 “은행 달러 차입 줄여

단기외채가 큰 폭으로 줄어든 건 은행 등의 달러 차입이 줄어든 영향이다.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은 3분기 114억 달러가 감소했다. 단기외채가 큰 폭으로 줄며 한국의 대외지급능력과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준비자산(외화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1%로 전 분기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오름세를 이어오다 1년 만에 감소세로 바뀐 것이다.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의 비중(26.8%)도 6월 말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단기외채 비율은 10년 평균(33.8%)보다 여전히 높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소한 외채 건전성 측면에서는 2분기에 비해 개선됐다”면서 “전반적인 대외신인도 측면에서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외채 비율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달러의 공급이 과거보다 여의치 않아서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국민연금 등 공적 기관투자자들의 환헤지를 확대하는 것도 단기외채를 늘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연금 등이 환헤지를 위해 판 달러 선물환을 은행들이 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달러를 차입을 통해 조달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공적 기관투자자들의 환헤지 비율 확대가 단기차입 급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내 외화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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