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DSR 규제
업계에서는 카드론 취급액이 줄어든 것은 올해부터 카드론이 DSR 산정 때 반영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카드사를 포함하는 개인별 DSR 기준도 기존 60%에서 50%로 낮아졌다. 카드론 수요가 과거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는 영업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카드론 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한 것도 수요 감소를 부추겼다. 카드사들은 DSR 규제에 따른 수요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마진 축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카드론 금리 인상을 자제해왔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월 13.66% ▲2월 13.54% ▲3월 13.26% ▲4월 12.98% ▲5월 12.97% ▲6월 12.92% 등으로 하락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카드론 금리는 결국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8월 13.22%였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0월 13.92%까지 올랐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저금리 기조 아래 조달해 뒀던 자금을 바탕으로 상반기 카드론 영업을 펼쳐왔지만 올해 들어 조달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더 이상 낮은 수준의 카드론 금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 악화를 방어해 준 카드론 위축이 반가울 리 없다. 다만 조달 리스크가 커진 현시점에선 성장보다는 생존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14%에 육박하는 고금리는 여전히 높은 벽
앞서 언급했듯 치솟는 금리에 고물가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카드사의 카드론 수수료율은 14%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카드론은 서민들이 많이 찾는 대출 상품이라는 점에서 부담은 더욱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장기카드대출 평균 수수료율은 13.92%로 전월 대비 0.9%포인트(p) 올랐다. 통상 카드론으로 불리는 장기카드대출은 카드사 또는 카드사와 업무제휴를 맺은 은행에서 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본인의 신용도와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의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이 15.2%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평균 카드론 수수료율이 각각 14.2%와 14.1%를 보였다. 이외에도 ▲우리카드 13.8% ▲신한카드 13.7% ▲하나카드 13.4% ▲현대카드 13.2%로 모두 13%대를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 카드론 이자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4월부터 지난 1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 가운데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다. 이에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25%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00%대로 올라섰다.급전 필요한 저신용자 ‘발동동’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대출자 전체 이자 부담은 연 3조45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8월 이후로만 기준금리가 2.75%p 인상된 점을 고려하면 1년여 동안 불어난 이자 부담액이 37조9500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힘든 취약차주들이 많이 찾는 카드론의 특성상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감은 더욱 크다. 아울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은 젊은 층의 카드론 접근을 더욱 쉽게 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카드론 역시 대출이며 제2금융권 상품이어서 신용점수에 악영향이 클 수 있어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 손쉽게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때문에 진짜 문제는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 등의 서민들이다. 카드사들의 보수적인 카드론 영업은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영업을 의미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당장의 수익 추구보다는 재무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 되면서 카드론 등 영업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서민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취약 차주 지원을 위한 금융당국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