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제주은행의 주가가 인터넷은행 전환설, 매각설 등 각종 풍문이 돌면서 주가가 널뛰기하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뿐만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증시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장 마지막 날 25% 급등한 제주은행
제주은행은 지난주 증시 마지막 날인 16일 25% 오른 1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신한금융지주가 자회사인 제주은행을 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하고, 두나무가 제주은행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신한금융과 두나무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음에도 제주은행은 이날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52주 동안 제주은행의 주가는 하락장을 이어갔던 코스피 시장과는 반대의 모습을 보여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2주 내 코스피 지수 최고점은 3025.77, 최저점은 2134.77을 기록했다. 16일에는 전날 대비 0.95(0.04%) 하락한 2360.02에 장을 마감했다. 1년 사이 최고점과 최저점을 비교하면 1000포인트에 가깝게 떨어지는 널뛰기 장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제주은행의 주가는 최고 1만2350원, 최저 4100원으로 약 3배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16일에도 전날 대비 2100원(25%) 상승한 1만2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제주은행은 최근 각종 풍문으로 주가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다. 신한금융이 제주은행을 정보기술(IT) 기업에 매각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제주은행은 지난달 28부터 30일까지 3거래일 동안 36.08% 급등했다.
이후 신한금융이 매각설을 부인하면서 제주은행은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3거래일간 11% 넘게 빠졌다.
국내 증시 어두웠다
긴축과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주요국 증시 전반이 좋지 않은 가운데 국내 증시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16일 코스피는 약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883억원, 287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기관은 350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은 0.73% 내린 717.41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저마다 장세가 달랐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은 외국인 순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다.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만 150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최근 하락한 대형주들을 쓸어 담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장 당시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1.46% 상승 마감하며 분전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0.1%), SK하이닉스(-2.24%), NAVER(-1.1%)는 하락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대부분 약세를 보인 가운데 전기·가스는 상승 마감했다. 건설업과 통신업, 기계, 철강금속이 1%대 내림세를 기록했다. 다만, 전기·가스 업종은 3.57%대 강세를 보였다.
이같은 흐름을 보인 이유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한전 경영 정상화를 위해 내년 전기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진 영향이다.
최근 한파에 난방 수요가 급증한 것 역시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대표 종목인 한전의 경우 3.84% 오른 2만1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R의 공포’에 무너진 美 증시
전날 연준의 공격적 긴축 의지에 이른바 ‘R(recession, 경기 침체)의 공포’가 커지면서 뉴욕 증시가 무너졌다.
다우 지수는 전날 대비 2.25% 하락한 3만3202.22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2.49% 급락한 3895.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3% 내린 1만810.53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증시는 이른바 ‘FOMC 쇼크’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미 연준이 2024년까지 금리 인하로 전환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못을 박으면서 투심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도 연준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며 시장에 충격을 더했다. ECB는 자이언트 스텝에서 빅 스텝으로 금리 인상 속도는 조절했지만,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과도한 긴축 정책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커짐을 우려하고 있다. 11월 미 소매 판매가 10월보다 0.6% 감소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11월은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쇼핑 행사가 있는 최대 쇼핑 대목인데도 미국인들이 씀씀이를 줄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높아진 금리 전망과 침체 공포는 빅테크 급락의 결과를 낳았다.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4% 이상 하락했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도 3% 이상 내렸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는 8.6% 폭락했다. 경기에 민감한 은행주들도 부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6%, JP모건체이스는 2.5% 하락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에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달러 수요는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4%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그만큼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