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이자 비싼데 빚 안갚는 집주인들의 속사정
[금융리뷰] 이자 비싼데 빚 안갚는 집주인들의 속사정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12.27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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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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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올해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이자도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대부분이 급여 생활자인 우리나라의 서민들은 월급 대비 부담해야 할 은행 이자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생활비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들 중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족 등 주택 보유자도 존재한다. 그런데 고금리에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빚 갚기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빚을 갚아버리면 신규로 빚을 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주택 보유자들의 빚 상환율이 11% 수준으로 급락, 통계 개편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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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상환율, 2016년 이후 가장 낮아

27일 한국은행이 발포한 ‘가계부채DB’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의 상환율은 6월말 기준 10.9%로 2016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분리돼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낮았다. 빚 상환율은 1년전 대출잔액 대비 연간 상환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환 대출은 제외된다. 주담대의 상환율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준금리가 연 0.5%로 사상 최저였던 2020년 2분기께 14.9%로 치솟았으나 그 뒤로 2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 상환율이 상승하는 흐름과도 대조적이다. 가계대출 상환율은 6월말 16.5%로 3개월 전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3월말(16.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 부담이 커진 신용대출의 상환율이 높아지거나 전세보증금 하락으로 상환 여력이 생긴 전세자금대출 상환율이 상승한 영향이다. 전세자금대출의 상환율은 6월말 11.6%로 지난해 말(10.6%) 이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 대출 상환율이 최근 들어 반등하고 있는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의 증가로 상환 유인이 커진 가운데 전세가격 하락으로 전세보증금 하락분만큼 대출이 상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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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환율 떨어지나

그렇다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왜 상환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한국은행은 기존 주담대 차주의 경우 차주 단위 DSR(총부채 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등으로 신규 차입이 어려워 높은 금리를 부담하더라도 대출 한도가 높았던 시기에 차입한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해다. 주담대 차주의 평균 DSR은 9월말 60.6%로 2018년 말(62%)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부터 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선 차주별로 DSR 40%가 적용돼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 이내로 제한, 신규 대출이 제한될 수 있다. 전세자금대출 차주의 DSR은 9월말 평균 31.5%로 ‘40%룰’이 적용되더라도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주담대 차주는 빚 한도가 꽉 차 추가 대출 여력이 제한적이란 점에서 차이가 난다. 뿐만 아니라 주택매매 거래가 위축되면서 집을 처분해 대출 상환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한국은행 측 설명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41만7794건으로 전년동기(81만8948건) 대비 49%나 급감했다. 집값도 하락해 집을 팔아봤자 손실은 손실대로, 빚 부담은 빚 부담대로 져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졌다.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기준으로 올 들어 10.4%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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