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전망
배당 정책 확대
역대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둔 4대 금융이 주가 제고를 위해 배당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점도 이례적 상승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실제로 신한금융지주가 주주환원을 위한 자본 여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며 제일 먼저 손을 들었다. 지난 2일 열린 신한경영포럼에서 자본 비율(보통주 기준) 12% 초과분은 무조건 주주에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신한지주는 주주환원 확대 전략과 더불어서 리스크 관리를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신한금융지주가 내세운 자기자본비율(ROE)은 10.5%다. 금융권에선 자본 비율 12%에 주목하고 있다. 보통주 자본비율(CET1)은 금융리스크에 대한 금융사의 대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보수적인 지표다. 이에 금융지주 건전성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불린다. 금융당국에서는 해당 지표를 10.5%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보통주 자본 비율은 ▲KB금융 12.6% ▲신한금융 12.7% ▲하나금융 12.73% ▲우리금융 10.9%다.배당 확대 배경은?
그동안 금융사들이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소극적이었던 배경에는 금융당국이 있다. 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던 지난 2020년 은행과 은행 지주회사의 배당을 제한하도록 한 ‘자본관리 권고 조치’를 발표했다. 금융권 부실이 예상된 가운데 배당 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최근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다만 올해 복합위기가 올 가능성이 큰 만큼 손실 흡수 능력 등 자본 건전성은 유지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금융권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서 은행 자본확충과 충당금 적립 강화 등 금융권의 자체적인 손실 능력 강화를 계속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주주환원 정책에 관해서는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금융사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금융사들은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3분기까지 분기별로 주당 400원의 배당을 했다. KB금융지주도 지난해 상반기에 분기마다 주당 500원을 배당했고, 같은 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연간 배당을 전년보다 더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지난해 중간배당을 각각 주당 800원, 150원을 했다.3월 정기주총 앞두고 얼라인파트너스의 압박도
금융지주들의 이같은 행보는 금융지주 저평가 해소를 위한 주주 행동(캠페인)을 시작한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가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2일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와 JB·BNK·DGB금융지주 등 국내 7개 은행 계열 금융지주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을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등 이사회를 향한 압박에 나선다는 의지도 보였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우리금융 지분 1%와 JB금융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다. DGB금융은 주주들로부터 지분 1%의 의결권을 위임받았다. 상법상 자본금 1000억원 이상 상장사의 주주는 지분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하면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9일 오후 여의도 IFC에서 ‘은행주 캠페인’ 공개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나머지 은행들도 KB금융 10만 주,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각각 5만 주 등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0.5%에는 못 미치지만 다른 주주들의 위임을 받아 얼마든지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 주요은행의 평균 배당 성향은 64% 수준으로 국내 금융지주의 배당 성향의 두 배가 넘는다”면서 “금융사 입장에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다가 주인이 없다는 특성상 배당 등 주주를 위한 정책을 펴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