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발행액, 전달 대비 4.4배↑
진격의 상호금융권
이달 들어 소외 ‘잭팟’이 터진 회사채 수요예측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수협중앙회 등 상호금융권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민간채권평가사 평균 금리(민평금리) 대비 기본 50bp(1bp=0.01%포인트) 이상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회사채 발행물량을 쓸어담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진행된 LG화학(AA+) 수요예측에서는 2년물의 경우 수협중앙회가 -56bp를 내 최저 금리를 제시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46bp에 200억원을 써냈다. 3년 물에서도 수협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가 -50bp 이하로 써내서 모집금액 안에 들었다. 5년 만기에서는 새마을금고가 -77bp에 300억원, 수협중앙회가 -66bp에, 신협중앙회는 –61bp에 들어갔다. 이보다 앞선 11일 있었던 SK지오센트릭(AA-) 수요예측에서 새마을금고는 2년물에 -46bp에 200억원을 써내 교보악사자산운용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금리를 제시했다. 10일 현대제철(AA0) 회사채 수요예측도 마찬가지다. 2년 물의 경우 민평 대비 -50bp에 100억원을 써낸 국민연금에 이어 수협중앙회가 -49bp(100억원)로 뒤를 이었고 새마을금고중앙회가 -45bp(200억원)로 네번째로 낮은 금리를 제출했다. 3년물과 5년물에서는 신협이 각각 -60bp, -70bp로 베팅하면서 최저 금리를 제시했다. 수협중앙회와 새마을금고 역시 -52bp부터 -60bp까지 제시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6일 진행된 LG유플러스(AA)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새마을금고가 민평 대비 79bp 낮은 금리에 300억원을 써냈다. 3년물은 1000억원 모집에 1조6150억원이 몰렸는데 새마을금고가 가장 낮은 금리를 써낸 것이다. 신협중앙회도 -66bp에 400억원을 써내면서 겨우 발행물량 커트라인 안에 들어왔다.이들이 회사채에 집착하는 이유
이처럼 상호금융권이 회사채 수요예측에 공격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고금리 매력에 시중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투자할 곳은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일 국고채(3년물) 수익률은 연 3.33%로 기준금리(3.5%)에도 미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증시도 지지부진하고 기업들 몸값도 빠진 데다 부동산 경기도 얼어붙은 만큼 대체투자 역시 쉽지 않아 투자처로 회사채가 부각된 것이다. 한 상호금융중앙회 관계자는 “연 5%대 고금리가 적용되는 예금을 합리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는 곳에 투자해야 할 상황”이라며 “회사채의 경우 현재 금리 수준이 정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있어서 신용등급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 위주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상호금융권의 회사채 매수세는 AA급 이상 우량 채권에 쏠려있지만,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 투자 심리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우량 회사채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 채권 발행사 입장에서는 굳이 이전보다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하며 돈을 빌릴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량 회사채의 발행금리가 낮아지면, 투자 수요가 좀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비우량 회사채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