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페이’라 불리는 선불결제, 높은 수수료에 신음하는 자영업자
[금융리뷰] ‘○○페이’라 불리는 선불결제, 높은 수수료에 신음하는 자영업자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3.02.08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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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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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최근 들어 유통업계가 자체페이를 도입하는 등 간편결제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으로 이용자가 늘고 거래액이 증가하는 등 업체들의 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주로 영세한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입점업체들에게 수수료 부담을 지운다는 논란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정부가 간편결제 거래액 규모가 큰 상위업체들에 오는 3월부터 수수료를 공개하라고 주문했고,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점점 커지는 간편결제 시장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 11번가, 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체페이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며 이용자수와 거래 규모를 늘려왔다.

가장 먼저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11번가의 SK페이 이용객이 약 1780만명에 달한다. 배달의민족의 배민페이 누적 가입자수도 1000만명을 돌파했다.

업체의 전자결제시스템에 결제 정보를 1회만 등록하면 쉽게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는 이커머스 업계가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꼽혀왔다.

상품 결제 시 매번 은행계좌, 신용카드 등 결제 수단 정보를 입력하거나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는 복잡한 과정을 없애고 결제 과정을 단축시켜 자연스럽게 반복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서다.

상품 대금의 일반 결제외에 정기 결제, 캐시 충전 등도 가능하도록 하면서 고객 락인효과(Lock in)를 기대할 수 있다.

‘락인효과’란 현재 이용하고 있는 특정 재화 또는 서비스가 다른 재화 혹은 서비스의 선택을 제한하여 기존에 이용하던 것을 계속 선택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 간편결제 서비스 거래 규모는 최근 2~3년새 급격히 증가 추세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결제 문화가 확산하면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기업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시장 규모를 빠르게 키워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 관련 국내 1일 평균 거래 금액은 2020년 4009억원, 2021년 559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는 하루 거래액만 약 7232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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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수료 논란에 정부 개입

다만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문제도 발생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올려온 주요 IT기업들이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업체나 소상공인들에게 일반 신용카드사들보다 높은 페이 수수료를 부담하게 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오는 3월부터 월 평균 간편결제 거래액이 1000억원 이상인 상위업체 10개사에 페이 수수료율 공개를 요청했다.

상위업체 10개에는 네이버, 카카오 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등 유통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쿠팡(쿠페이) ▲지마켓(스마일페이) ▲11번가(SK페이) ▲우아한형제들(배민페이) ▲SSG닷컴(SSG페이) ▲롯데멤버스(엘페이) 등 6개 업체다.

내년부터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들은 결제수수료율을 개별 업체 홈페이지에 반기마다 공시해야 한다.

이는 서비스 항목별 수수료율에 대한 정보가 없고, 협상력도 약해 적정 수수료율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소상공인을 위해 실시된 조치다. 간편결제 수수료 부담완화 및 수수료 공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했다.

우선 가이드라인에 따라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금융업자는 수수료를 결제수수료와 기타 수수료(일반 상거래 서비스 관련)로 구분해 수취하고 관리해야 한다.

결제수수료는 결제서비스와 직접 관련된 수수료로 결제원천사(카드사) 수수료와 결제대행(PG) 및 선불결제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기타수수료는 총 수수료 중 결제수수료를 제외한 수수료로 호스팅 수수료, 오픈마켓 입점 및 프로모션 수수료 등이 있다.

공시대상 업체는 가이드라인 서식에 따라 개별 업체 홈페이지에 매 반기 ‘결제수수료율’을 공시하면 된다. 최초 공시자료에 대해서는 적정성과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해 회계법인의 확인을 받을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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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도 법안 발의

정부의 시장 개입에 이어 국회에서도 관련 법인이 발의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황운하 의원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8일 밝혔다.

현행법은 전자적 방법에 따른 지급수단으로서 직불전자지급수단, 선불전자지급수단, 전자화폐 등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와 그 가맹점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금융회사와 전자금융업자의 책임, 가맹점 준수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일명 “○○ 페이”, “○○ 머니” 등의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의 경우 충전 후 결제 시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다른결제수단과 결제 구조가 다름에도 일부 전자금융업자들이 다른 결제수단에 준해 높은 수수료를 가맹점으로부터 수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의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 우대수수료가 적용되나, 전자금융업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의 경우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 우대수수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하의 영세한 가맹점에 대하여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한다.

황운하 의원은 “영세가맹점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신용카드결제와 마찬가지로 선불전자지급수단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수수료율을 조정하여 영세가맹점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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