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실시한 주요 시중은행
퇴직금만 10억원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연차에 따라 월평균 임금 최대 36개월치와 수천만원의 학자금 및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 비용 등이 지원된다. 다른 은행과 달리 하나은행은 오는 1분기 실적에 희망퇴직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다. 지난해 1분기 하나은행은 희망퇴직자 478명에게 1637억원을 지급, 1인당 평균 3억4200만원이었다. 은행이 4분기 실적에 반영한 희망퇴직 비용은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만 감안한 것이다. 근무 기간에 따른 특별퇴직금과 학자금, 건강검진 지원금 등이 포함되는데, 기업들이 퇴직할 때 제공하는 법정퇴직금 수억원은 빠져있다. 법정퇴직금은 일반적으로 최근 3개월 월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산출한다. 2021년 사업보고서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KB국민은행 1억1200만원, 신한은행 1억700만원, 하나은행 1억600만원, 우리은행 9700만원 등을 기록했다. 평균 근속연수는 16년 내외였다. 즉 16년가량을 근무한 은행원의 월평균 임금이 808만원∼933만원 수준인 셈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들의 근속연수는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올해 대상자 중 가장 고연령인 1967년생의 경우 법정퇴직금은 3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특별퇴직금과 법정퇴직금을 합할 경우 올해 초 은행을 떠난 이들은 1인당 최소 6억∼7억원의 목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 말에서 2022년 초 퇴직한 경우 1인당 최대 10억원 이상을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퇴직금 수령액 상위 5명은 1인당 8억∼9억원, 하나은행의 퇴직금 수령액 상위 5명은 모두 1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희망퇴직이 복지제도인가
이처럼 은행권 희망퇴직이 정례화되면서 과거처럼 인력 구조조정 등 기업 효율화보다는 목돈 마련의 기회를 주는 일종의 '복지제도'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이 얼마나 손쉽게 장사를 했는지는 수치상으로 명확히 드러난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33조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금리 상승기를 틈 타 대출금리는 빠르게, 예금금리는 더디게 올려 예대마진을 키운 결과다. 반면 비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35.4% 오히려 감소했다. 비이자수익은 펀드, 신탁, 방카쉬랑스, 파생상품 등 판매를 통한 수수료 이익과 주식·채권·부동산 등을 통한 투자수익이다. 그동안 은행들이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한 수익구조 다변화를 외쳤지만 ‘말뿐’이었다. 이는 결국 자본조달 부담이 작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돈놀이에 의존했다는 걸 은행권이 자인한 셈이다. 금융소비자들은 그런 은행들이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고통은 나 몰라라하고 돈잔치를 벌이는 건 볼썽사납게 보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은 공공재”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이 연간 수십조원의 이자 수익을 거두는 것은 과점 체제가 보장되는 특권적 지위의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경제를 위한 은행의 공익적 역할을 되돌아보고, 기술혁신과 선진경영으로 비이자 수익을 늘리는 데 힘써야 한다. 편하게 번 돈이라고 마음대로 사유화해선 곤란하다. ‘그들만의 잔치’를 그만두고 서민대출 이자 경감 등 이익의 사회 환원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