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직원 횡령’···취임 3달 ‘김성태號’, 공정 강조 ‘무색’
기업은행 ‘직원 횡령’···취임 3달 ‘김성태號’, 공정 강조 ‘무색’
  • 이창원 기자
  • 승인 2023.03.17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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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해외 송금 자금 빼돌려···‘허술한’ 시스템 개선 시급
매년 증가하는 은행권 횡령 규모···2022년 724억6580만원
/사진=파이낸셜리뷰DB
[파이낸셜리뷰=이창원 기자] IBK기업은행 직원의 횡령 사건이 알려지면서 은행의 내부 시스템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은행권에서 횡령 등 금융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월 27대 기업은행 은행장으로 취임한 김성태 은행장은 ‘공정하고 활력이 넘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혀왔지만, 취임 이후 3달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횡령 사고가 발생해 이에 대한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종로구 A지점 소속 직원 B씨는 고객의 수억원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 금액은 당초 2억5000만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기업은행은 현재까지 횡령 금액을 1억9000만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B씨는 국내 업체 고객이 납품 대금 등 해외 업체로 송금하는 자금을 본인 계좌를 통해 가로챘고, 대금을 받지 못한 해외 업체가 문제를 제기하며 횡령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은행은 해당 사고에 대한 자체적인 조사를 실시하는 동시에,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횡령 사고 등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 특별 대책팀 편성, 특별규정 시행 등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은행 횡령 사고 현황’에서 기업은행이 5년 동안 약 10건의 횡령 사고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매년 은행권의 횡령 사고가 증가하면서,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횡령 사건 등을 포함한 금융사고 방지‧억제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6년간 국내 금융업권별 임직원 횡령·배임 사건 내역’에 따르면 6년간 금융권 임직원 횡령액은 1446억7000만원이고, 연도별로는 2017년 94억9100만원, 2018년 80억8300만원, 2019년 91억7500만원, 2020년 140억300만원, 2021년 161억9300만원, 2022년 877억2000만원이었다. 이 중 은행권의 연도별 횡령 금액 규모는 2017년 19억2860만원, 2018년 24억1770만원, 2019년 67억4680만원, 2020년 8억1610만원, 2021년 72억7650만원, 2022년 724억6580만원에 이른다. 이에 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기업은행이 마련했던 관련 대책과 시스템은 이번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횡령 사고로 김성태 은행장의 리더십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김성태 은행장은 취임 이후 ‘공정’, ‘철저한 내부통제를 통한 금융사고 예방’ 등을 강조해왔고, 첫 정기인사에서 내부통제 전문가로 알려졌던 김운영 부행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내부출신’인 김성태 은행장이 어느 정도 수준의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횡령 사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라며 “금융감독원도 연일 금융사고 방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대응방안에도 고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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