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한은행 본점 압수수색…사기·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파이낸셜리뷰=이창원 기자] 신한은행의 사모펀드 부실판매 의혹 관련 범죄수사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9일 압수수색을 통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의 인적자원부 그룹, 자산관리 그룹, 투자상품서비스 본부에 수사관을 보내 사모펀드 판매 자료 등을 확보하고 있다.
부실판매 의혹을 받고 있는 사모펀드는 피델리스 무역금융펀드다. 신한은행이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판매한 피델리스 무역금융펀드는 피델리스 글로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를 비롯한 12개 상품으로 목표 수익률은 4.12%였다.
해당 펀드의 만기일은 2021년 2월, 6월 예정돼 있었지만,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펀드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무역 상황이 어려워지며 무역업체 10개 중 7개의 업체가 파산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탓이다.
신한은행은 약 380명에게 1800억원 상당의 피델리스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했고, 투자자들은 지난해 9월 신한은행을 사기판매 혐의로 경찰에 형사고발한 바 있다.
신한은행이 수익 구조나 원금 손실 가능성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펀드를 판매(사기·자본시장법 위반)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고소·고발로 당시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자산관리 그룹장 등은 입건된 상태다.
투자자들은 신한은행이 피델리스 무역금융펀드 판매 과정에서 △피닉스, 로디움 등 우량 원자재 수출업체가 바이어에게 공급계약 이행 완료 후 확보한 확정 매출채권을 투자자들이 매입해 바이어로 투자하는 것으로 안전하다는 점 △매출채권 미상환 위험에 대비해 글로벌 대형 보험그룹사의 무역신용보험이 가입돼 있어 보험금 지급으로 원리금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 △바이어 및 보험사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판매사가 모든 미상환 금액에 대해 지급을 보증하므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는 점 등을 설명했지만 모두 거짓이라고 지적해왔다.
고발 당시 투자자들은 “신한은행은 고객들에게 이 펀드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은 채 거짓 정보로 상품을 판매하는 등 고객들을 기망했다”며 “고객들은 신한은행의 설명에 속아 이 펀드를 안전한 상품이라고 믿고 가입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펀드 운용사인 피델리스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토대로 신한은행과 피델리스자산운용의 공모 및 부실판매 여부 등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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