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제작설명서에 3세대 제동장치 ‘P4a’ 요구
“특정부품 명기, 특혜시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갑질’ 제도화 시도하는 코레일···“형식승인 제도 무력화”
“특정부품 명기, 특혜시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갑질’ 제도화 시도하는 코레일···“형식승인 제도 무력화”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제2차 철도 물류 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주력품목 운송비용‧시간 경쟁력 제고, 철도 물류 산업 전문화‧다변화 추진, 효율적이고 안전한 인프라 구축, 미래 대응형 기술개발‧도약기반 마련 등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화물 철도 차량이 제작 과정의 문제로 계획을 뒷받침하지 못할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파이낸셜리뷰는 화물 철도 차량의 제작 과정을 추적하며 문제점을 따져본다. 편집자주.
“철도차량 제작사의 자율과 혁신 보장돼야”
철도물류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철도차량 제작‧승인 과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코레일 또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내용을 두고는 온도차가 관측된다. 코레일은 앞선 인터뷰 등에서 ‘철도안전관리체계 기술기준’의 시행으로 관련 내규가 사문화되면서, 표준사양서와 다른 화차를 제작했더라도 절차에 따라 검사를 통과한 차적 편입을 요구할 시 제재 명분이 부족해졌다며 이와 관련한 제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레일은 내부지침인 ‘사유화차 운송 취급 지침’을 사규로 제정해 사유화차 제작 신청‧승인 관련 절차를 구체화하고, 제작 절차 준수의무규정 신설도 준비하고 있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설계도면과 기술문서 검토까지 승인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현재 검사기관이 아닌 코레일은 검사기관의 권한을 갖게 된다. 설계도면 및 기술문서 검토는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관련 업무를 위탁받은 법적 검사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및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업무다. 때문에 코레일이 이들 검사기관에 앞서 설계도면 및 기술문서를 승인하는 것은 권한 밖의 일이고 중복규제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 철도물류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철도물류업계는 철도 차량 제작설명서에 맞지 않는 사유화차에 대해 차량제작 사전협의 단계부터 발주자, 차량제작사를 자신들의 관리 속에 두기 위한 코레일의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철도물류업계는 ‘철도안전관리체계 기술기준’ 12.8.5호에서 코레일의 역할을 철도운영자로서 철도 운행안전을 위해 차량 제작 시 발주자가 준수해야 할 법규를 안내하고 필요한 사항을 협의하는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는 만큼 이를 넘어선 권한 행사는 ‘월권’이라고 주장한다. 철도 운행안전 및 기존 차량과의 호환·신뢰성 확보를 위한 검토는 철도운영자인 코레일이 판단할 것이 아니라 검사기관이 시험단계에서 검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철도안전법령을 준수하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형식승인, 제작자승인, 완성검사를 받은 철도 차량에 대한 차적편입을 코레일이 제동을 걸 수 없다는 것이다. 철도물류업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등의 승인을 받은 철도 차량의 차적편입을 코레일이 개입하는 것은 형식승인 제도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코레일이 철도 차량 제작설명서에 특정 부품을 명기하는 것은 경쟁성 외에도 특혜시비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도 차량 제작설명서가 부품을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장치의 성능을 제시하는 것으로 개선된다면 (코레일도) 특혜시비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며 “철도물류산업 활성화를 위한 필수 요소는 ‘자율과 혁신’이다. 발주자와 철도 차량 제작사는 철도차량 기술기준 안에서 자유롭게 부품을 선택하고, 창의를 바탕으로 더 좋고 안전한 차량을 만들어 시장에 공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