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제약사 손해보지 않게 최소한 약가 보장하려는 취지”
약가인상 통한 안정적 공급 기대, 약제 ‘수급 불균형’ 해소될까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지만, 최근 콧물‧기침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여름감기를 앓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감기환자가 역대급으로 몰리면서 감기약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해열제인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감기약 약가가 인상된데 이어, 이번에는 코감기와 알레르기 비염 완화에 사용되는 슈도에페드린 제제 약가 인상이 예고됐다.
식약처에서는 “제약사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최소한의 약가를 보장해주자는 취지로 논의가 있었다”며 약가인상을 통한 안정적 공급을 기대했다.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진행된 ‘수급 불안정 의약품 민관 대응협의체’에서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슈도에페드린 제제 의약품에 대한 가격인상 요청이 있었고,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코감기 등에 쓰이는 슈도에페드린 제제 의약품의 보험 상한가는 약 20원 가량으로, 저가에 형성돼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감기‧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하면서 늘어난 수요에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약가가 낮다보니 제약사들로서는 생산을 꺼리게 되고, 수급 불안정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민관대응협의체에서 슈도에페드린 제제 가격인상 요청이 있었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로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약가 인상 논의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약가를 보전해줘서 적어도 제약사들이 손해를 보지는 않도록 하자는 취지”라 설명했다.
약을 만들어내면 낼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면 제약사들이 생산을 꺼리고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약가보전을 통해 최소한의 공급량은 유지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감기약 약가 인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월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감기약 약가가 인상된 바 있으며, 업계 내에서는 어린 아기들에게 사용되는 경피흡수용 기관지확장제 툴로부테롤 패취제에 대한 인상도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천안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의사는 “코로나 때와 비교하면 여름철에 감기에 걸려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급격하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당분간 수급 불균형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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