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500m 근방 ‘무법지대’···주민 민원 제기에도 ‘2중 주차’까지
교통 정체‧근로자 난폭운전 등도 지적···덕양구청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지만”
[파이낸셜리뷰=이창원 기자] GTX-A 창릉역‧경의중앙선 향동역 신설 등 개발 호재를 띄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 일대에 심각한 불법 주정차 문제가 발생하며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사관계자들의 불법 주정차 문제로 교통에 큰 불편을 겪으면서 쌓인 주민들의 불만은 출‧퇴근 시간 교통정체 문제까지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최근 건설사들의 부실 공사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편의주의적 불법 행위로 건설사들의 무너진 신뢰가 보다 훼손될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달 30일과 31일, 8월 1일 제보가 들어온 향동 개발지역을 취재한 결과, 주말과 평일 가릴 것 없이 공사 현장의 약 500m 근방 도로 양방향 일제히 차량들이 빼곡하게 불법 주차돼 있었다. 양방향 각각 1개 차선은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통행이 불가했다.
제보가 들어온 지역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태영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고양 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 앞 도로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공사 현장 근로자들이 출퇴근 시 이용하고 있는 차량들이 현장 앞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1일 오후 3시 30분 정도부터는 일을 마친 근로자들이 불법 주차된 차량에 탑승해 퇴근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향동동에 거주 중인 주민 신아무개씨는 “이 지역에 지식산업센터 등 공사가 시작되면서 불법 주차 차량들이 증가했다”며 “도로가 확장되면서 정체 등 교통 불편은 어느 정도 해소되기는 했지만,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시야가 제한돼 큰 도로로 진입하는 과정 등에서 위험한 순간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출퇴근 시간에는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교통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도 많고, 일부 근로자들의 난폭운전으로 아이들과 학생들의 안전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라면서 “현장 인근 아파트에는 젊은 부부들이 많이 거주 중이라 아이들과 학생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지역은 공사 현장이 있는 대로의 불법 주차도 문제지만, 현장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골목 도로들도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가득한 상황이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축 공사 현장 앞 일부 구간에는 ‘주차금지’ 표지가 붙은 로드콘(road cone)이 설치됐지만, 로드콘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과 반대편에는 여전히 많은 차량들이 불법 주차돼 있었다.
태영건설 신축 공사 현장 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로의 1개 차선은 마치 주차장처럼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불법 주차돼 있다.
해당 지역 주차 단속 담당 부서인 덕양구청 교통행정과는 지속적으로 불법 주차 단속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덕양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저희도 신문고 등을 통해 해당 지역 불법 주차 문제 관련 민원을 많이 받고 있다”며 “계속해서 단속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근로자들의 불법 주차는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덕양구청 교통행정과는 공사가 시작된 시기에 불법 주차된 모든 차량들에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의 불법 주차는 지속되면, 단속 활동의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지역 인근에 거주 중인 이아무개씨는 “단속을 해도 소위 ‘한 번 딱지 끊고 말지’라는 분위기 같다”며 “덕양구청이 당분간 매일 단속을 하거나 집중 단속을 해 불법 주차를 실질적으로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장의 불법 주차 문제를 확인했고, 즉각 조치를 취하겠다”며 “현장 소장들과도 소통해 물리적으로라도 불법 주차를 하지 못하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태영건설은 “현재 인근 부지를 임대해 주차장을 만들어 저희 근로자들은 그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있다”며 “오히려 인근의 다른 현장 근로자들이 저희 현장에 불법 주차를 해 이를 막고 있지만, 매번 몰래 불법 주차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