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창원 기자] 금융감독원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남은행 횡령 사고 규모가 현재까지 562억원으로 확인되며 금융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개선 문제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은행 모회사인 BNK금융그룹은 4일 해당 사건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쇄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3일 그룹 전 계열사 경영진 회의를 열고 전 계열사의 사고 개연성이 있는 업무 전반에 대한 프로세스 점검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경남은행 횡령 사고는 고객의 신뢰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하며 신속한 사태 수습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경남은행 횡령 사고와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수준의 자구책 마련을 주문했고, 미흡할 경우 그룹 차원의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빈 회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지주는 경남은행 사태 정상화 지원은 물론 그룹사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등 컨트롤타워로서 본연의 역할과 책임에도 결코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감독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전 계열사의 내부통제 프로세스 전반을 원점에서 재점검하는 등 이른 시일 내에 근본적인 쇄신책을 마련해 고객 신뢰 회복과 사태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남은행은 지난달 20일 자체감사를 통해 인지하게 된 투자금융부서 직원의 PF대출 상환자금 77억9000만원 횡령 혐의를 금감원에 보고했고, 금감원은 지난달 21일부터 경남은행에 대한 긴급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의 조사로 해당 횡령 직원의 추가적인 횡령‧유용사고 혐의 484억원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해당 횡령 직원이 지난 2007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부동산PF 업무를 담당하면서 횡령‧유용한 금액은 총 562억원으로 불어났다.
해당 횡령 직원은 가족 등 제3자 계좌 이체, 가족 법인 계좌 이체 등을 통해 횡령했고,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횡령 금액 중 일부를 상환하는 등 치밀함을 보인 사실도 알려졌다.
금감원은 해당 횡령 직원이 관리했던 다른 PF사업장의 대출자금 횡령 등 혐의와 함께 경남은행 PF대출취급, 자금 입출금 현황 등에 대한 전수 점검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일 금감원은 “은행의 특정 부서 장기근무자에 대한 순환인사 원칙 배제, 고위험업무에 대한 직무 미분리, 거액 입출금 등 중요 사항 점검 미흡 등 기본적인 내부통제가 작동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그간 금융감독당국이 사고예방을 위한 내부통제를 개선토록 지속적으로 지도·감독 및 제도개선을 강화해왔던 만큼 본건 금융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 실패에 책임이 있는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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