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전국경제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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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08.18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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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 여부와 관련해 조건부 복귀를 권고했다. 준감위가 이런 결정을 하면서 SK·현대차·LG그룹도 복귀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이 박정희 정권 때부터 만들어져서 한때 재계의 맏형 역할을 해왔었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대기업들이 줄줄이 떠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그러나 지난 7일 새로운 전경련 회장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임명되면서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고, 삼성 준감위가 삼성의 전경련 가입을 조건부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변꼭점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박정희 권고로

1960년 4.19 혁명 이후 장면 내각은 부정축재자 처리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 자유당 정권에서 급성장한 삼성, 삼호그룹, 럭키화학, 현대건설 등 기업 총수 24명을 부정축재자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5.16 쿠데타가 발생했고, 군사정부는 탈세혐의 기업인들을 무더기로 연행, 강력한 수사의지를 보였다. 이때 삼성 이병철 회장은 일본에 있다가 귀국했고, 6월 26일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부의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기업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고, 박정희 당시 부의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서 6월 30일 연행된 기업들은 ‘부정 축재 기업인들에게 산업 재건에 이바지할 기회를 준다’는 명분으로 모두 풀어줬다. 이 과정에서 박정희 당시 부의장은 이병철 회장에게 단체를 만들 것을 권유했고, 이병철 회장 역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줄 단체를 결성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전경련이 탄생됐다.

경제재건촉진회부터

1961년 처음에는 경제재건촉진회라는 이름으로 탄생했고, 그해 이름을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꿨고, 1968년 ‘전국경제인연합회’로 이름을 바꿨다. 이병철 회장은 1961~1962년 초대 회장을 기록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13대 전경련 회장에 취임하면서 1987년까지 전경련 회장을 지냈다. 이때 서울올림픽 유치에 큰 힘을 보탰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전경련 해체 요구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평민당이 견경련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 이유는 당시 전경련 회장이었던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자유경제체제를 수호하는 정당에만 정치자금을 배분하겠다”는 발언 때문이다. 여기에 전두환씨 ‘일해재단’ 자금이 전경련 주도로 이뤄진 것이 파문이 됐다.

전경련과 정치권력의 결별

1993년 김영삼 정부는 정치권력과 전경련의 밀월관게를 끊기로 했다. 그것은 김영삼 정부가 재벌개혁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경련과 정권이 갈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금융실명제 도입, 공정거래법 강화 등의 정책을 내놓으면서 당시 재벌들은 김영삼 정부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다. 여기에 1995년 노태우씨 대선 당시 비자금을 전경련이 앞장 서서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경련 회장단 회의 이후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주범으로 재벌을 지목했고, 대규모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에 전경련의 힘이 약화되기에 이르렀다. 이명박 정부 당시 서민을 대상으로 저리 대출 사업을 하는 ‘미소금융재단’ 설립에도 전경련이 대기업 출연을 주도했다.

미르재단 설립 앞장서

그런데 박근혜 정부 당시 전경련이 미르재산 설립을 위한 기금 마련에 앞장 섰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전령련 해체 요구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경련은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한 거액 모금에 주도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서 대기업들이 탈퇴를 선언했고, 이에 삼성, 현대차, SK, LG가 모두 탈퇴를 했다. 이 4개 대기업은 전경련 회비 77%를 차지하기 때문에 전경련은 존폐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다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전경련에 힘이 실리는 듯한 모습이 보였고, 류진 회장이 새로이 취임하면서 탈퇴한 4개 대기업이 모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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