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창원 기자] 미국 경제가 나홀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축통화로 불리는 달러 가치가 6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달러 가치 상승과 함께 연일 상승하는 국제유가로 인해 금리 종료를 기대했던 미국 증시는 밤사이 혼조세를 거듭한 모습을 보였다.
6개월만 최고 수준인 달러 인덱스
6일 달러인덱스는 104.86으로 올해 3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달러인덱스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달러인덱스가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보다 강세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강(强)달러가 위세를 펼치던 당시 달러인덱스가 11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까지는 낮은 수준이지만, 두 달 전만 해도 100 아래로 떨어졌다가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달러 가치가 높아진 첫 번째 이유는 미국 경기의 회복세가 강하기 때문이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미국 견제가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고, 이에 연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오며 달러 가치가 오르는 것이다.
다른 통화 가치가 하락한 점도 달러화 가치를 높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는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더 크게 상승했다.
문제는 강달러가 한국 등 신흥국의 자금 이탈을 가속할 수 있고, 각국의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고환율·고금리에 최근 국제 유가까지 상승하면서 3고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까지 이어지면 경기 침체가 길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뿐만 아니라 강달러는 중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어 하반기 수출 회복도 어려워질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밤사이 뉴욕증시 혼조세
이런 상황은 고스란이 증시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밤사이 뉴욕증시 다우와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 지수는 상승한 반면,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와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연준(Fed)이 연내 금리를 또다시 인상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미국의 노동 시장이 아직 견고한 데다, 최근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물가가 반등할 수 있단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금리 인상 종료를 기대했던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 의견이다.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이틀 연속 급락하며 나스닥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중국 당국이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에게 공무에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애플 시총은 이틀 동안 약 2000억 달러 이상 증발했다.
애플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스카이웍스솔루션, 서러스로직, 코르보 등도 7%대 폭락했다. 반면 주요 빅테크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은 소폭 하락한 반면, 아마존은 2% 가까이 올랐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