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7년 연속 횡령사고 발생
내부징계는 ‘해고’ 최소화 제 식구 감싸기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규모, 횡령건수, 횡령금액 회수율 모두 최악의 지표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내부징계 조치는 타 업권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했다. 186건의 내부징계 조치 가운데 가장 강력한 처분인 ‘해고’ 조치는 단 91건(48.9%)에 불과했다. 상호금융(93.4%), 보험(94.4%), 증권(78.6%)에 비해 매우 낮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비교적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14.0%) ▲견책(13.4%) ▲경고(14.5%) ▲주의(5.4%) 조치가 전체 징계의 46.3%를 차지해 횡령사고를 저질렀지만 업무에서는 배제하지 않는 ‘제 식구 감싸기’ 실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은행들의 덮어 주기 징계 조치는 수사기관에 대한 고발(고소) 건수에서도 잘 드러났다. 횡령사고 186건 중 외부 수사기관에 고발(고소)한 건수는 73건(39.2%)에 불과 한 것이다. 타 업권과 비교해 고발(고소) 비율이 50% 미만인 경우는 은행권이 유일했다. 솜방망이 내부징계에 이어 외부 수사기관을 통한 문제 해결 의지도 보이지 않아 의도적인 봐주기 징계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반복되는 은행권 횡령사건, 제 식구 감싸기식 행태가 가장 큰 원인
은행권에 대한 횡령사고는 어제 오늘 지적된 것도 아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5대 시중 은행장들은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입을 모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은행권 횡령사고는 해를 거듭해 발생하고 있고, 개선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최근에는 사고 규모와 횟수가 늘어나는 경향이다. 양정숙 의원은 “은행권의 부실한 내부통제와 도덕적 해이 문제는 국정감사는 물론 기회 있을 때마다 지적되었지만, 개선은커녕 문제가 더 악화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된다면 횡령사고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예방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이어 “썩은 부위는 과감하고 확실하게 도려내야 새살이 돋아 날 수 있다”며 “금융권의 자정 노력과 자율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기회를 주었지만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제는 입법적 제도 정비가 필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정숙 의원은 지난 1월 27일 금융회사 임직원이 5천만원 이상 횡령한 경우 해당 금융사 대표자의 직무를 6개월 정지하는 등 금융사 내부통제와 책임을 강화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