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코로나 이후 정착한 원격근무의 영향으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증가하고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역시 ‘원금조차 회수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NH금융지주의 해외부동산 투자 실적도 매우 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승남 의원이 NH금융지주가 제출한 해외부동산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NH투자증권,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은 75개 해외부동산에 1조976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들의 현재가치는 1조9210억원으로 투자 당시보다 549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NH투자증권,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이 75개 해외부동산 대신 같은 기간 KOSPI 200에 투자했을 경우 투자수익률은 22.72%이었으나, 실제 투자수익률은 5.19%로 KOSPI200 벤치마크 대비 투자수익률(이하 BM 대비 투자수익률)보다 –17.52%나 낮았다.
NH금융지주 산하 3사가 투자한 75개 해외부동산 중 가치가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은 농협손해보험이 2016년 1039억4200만원을 투자한 미국 괌 웨스틴리조트였다.
김승남 의원이 농협손해보험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리조트의 현재가치는 836억1700만원으로 투자 당시보다 203억2600만원이 감소했고, 누적배당금을 포함한 투자수익률도 –0.6%에 불과했다.
아울러 농협손해보험이 괌 웨스틴리조트 대신 KOSPI200에 투자했을 때 투자수익률은 36.27%, BM 대비 투자수익률은 –36.89%로 농협손해보험이 같은 기간 KOSPI200에 투자했다면 377억원을 더 벌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농협생명보험이 2014년과 2006년 투자한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1801K 빌딩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유보라오피스타워도 투자 당시보다 부동산의 가치가 각각 173억8800만원, 145억2100만원 감소했다.
지난 17년간 두바이 유보라오피스 투자를 통해 받은 배당금이 1억300만원에 불과해 누적배당금을 포함한 투자수익률도 1801K 빌딩은 –15.2%, 유보라오피스는 -14.2%로 매우 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생명보험이 만약 두바이 유보라오피스 대신 같은 기간 KOSPI200에 투자했을 때 투자수익률은 93.58%로 투자 원금 수준인 262억9600만원을 벌었겠지만, 두바이 유보라오피스에 투자하면서 BM 대비 투자수익률이 –107.78%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해외 부동산 투자 사례로 남게 됐다.
물론 NH금융지주 산하 3사가 투자한 75개 해외부동산 가운데 NH투자증권이 2018년 투자해 투자수익률 18.3%, BM 대비 투자수익률 27.67%를 기록한 일본 도쿄 시나가와 씨사이드 TS 타워나 농협손해보험이 2021년 투자해 투자수익률 5.33%, BM 대비 투자수익률 39.2%를 기록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윌셔 그랜드센터 등 8개 해외부동산은 평균 투자수익률 7.6%, BM 대비 투자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소수의 투자 성과로 다른 67개 해외부동산에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승남 의원은 “NH금융지주가 우리 농민과 지역 농협이 구슬땀을 흘려 모은 자금을 KOSPI200에 투자했다면 투자원금 1조9760억원은 2조4271억원으로 4511억원이 불어났을 것”이라며 “하지만 NH금융지주가 75개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결과 투자 당시보다 가치가 549억 원이나 감소하고, 수익률은 –17.52%나 낮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코로나 이후 정착한 원격근무의 영향으로 구글이나 애플 등 세계 최고의 혁신기업이 모여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21%를 기록하는 등 해외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NH금융지주 산하 3社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해외부동산 57개 중 63.2%인 36개가 선순위 채권자가 자금 회수 절차에 돌입했을 때 원금 회수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중순위, 에쿼티 대출이기에 해외부동산 물건별로 출구전략을 마련해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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