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5대 은행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9조원에 육박하고, 2년 새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해외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은행 손실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17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잔액은 2021년 6월말 기준 4조 3천억 원에서, 2023년 6월말 기준 8조 8천억 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 시기 은행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주도한 것은 국민은행으로, 2021년 1조 4천억 원에 불과하던 국민은행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잔액은 2년 사이 3조 6천억 원으로 늘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이 각각 2조 1천억 원, 1조 8천억 원, 1조 원, 3천억 원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을 유지하고 있다.
5대 은행은 또한 같은 시기 해외 SOC 투자와, 기업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2021년 6월말 5조 1천억 원이던 5대 은행의 해외 SOC 투자는 2023년 6월말 7조 6천억 원으로, 해외 기업투자는 2조 5천억 원에서 7조원으로 각각 약 1.5배, 2.8배 증가했다.
팬데믹 시기 5대 은행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외 투자를 전반적으로 늘려왔음에도, 일각에서 유독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잔액에 주목하는 것은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정착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져 해외 부동산 시장 위축이 장기화하면 그만큼 금융권의 손실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기 때문이다.
민 의원은 “팬데믹 시기 이어진 저금리로 인해 공격적으로 이뤄지던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이후 고금리 기조로 전환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미 일부 금융사의 홍콩 오피스 빌딩 투자가 손실로 처리되는 등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외국발 부동산대란’을 막기 위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