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엇박자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 오히려 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최근 4년간 업권별 주택담보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대비 올해 6월 말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858조3610억원으로, 전년 12월말 대비 2.4%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전체 가계대출은 0.7% 감소해 1844조4301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액 규모는 전년 말 대비 3.1% 증가해 558조6944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1% 증가한 299조6667억원으로 불었다. 특히 저축은행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11.4% 증가한 1조9349억원,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규모 역시 0.9% 커진 52조9577억원으로 확대됐다.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1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2월 말 43.8%, 2022년 12월 말 45.1%, 올해 6월 말 46.5%로 전체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은 점점 확대되는 양상이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역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 올해 2분기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3%로 전년 동기의 0.11%에 비해 2배 이상 연체율이 상승했다.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에서 발행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은행권보다 더 컸다. 올해 2분기말 비은행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8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0.53%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다른 대출의 금액 규모는 줄어드는데, 주택담보대출 규모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부족해 발생한 풍선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진선미 의원은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하는데, 금리는 올라가는 와중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책으로 LTV가 70%로 상향 조정되고,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소득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을 신규로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정책의 엇박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이어 “가계대출을 억제해야 하는 시점에 정부의 갈지자 행보로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가 계속 확대된다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금융규제를 통한 정책 간 조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