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이란 히잡 시위
[역사속 경제리뷰] 이란 히잡 시위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11.01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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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8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 히잡시위 유혈진압에 대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2년 10월 18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 히잡시위 유혈진압에 대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이란 히잡 시위는 지난해 9월 이란에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바르게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체포된 후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이란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를 말한다.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이란은 1979년 이란 혁명 이전까지만 해도 여성은 히잡을 쓰지 않고 다녀도 됐고, 미니스커트를 입는 등 그야말로 서구화됐다. 하지만 이란 혁명 이후 신성제 국가로 탈바꿈하면서 히잡 착용 의무화, 성소수자 탄압, 여성의 스포츠 관람 등 이슬람 근본주의로 돌아갔다.
그러면서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시하기 위해 ‘도덕경찰’ 제도를 만들었는데 7천여명이 잠복근무하고 있다.

경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이란 혁명이 발발할 당시에는 이란의 경제가 침체되면서 더 이상 팔라비 왕조를 신뢰하지 못한 이란 국민이 팔라비 왕조를 무너뜨리게 됐다. 하지만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은 미국으로부터 계속해서 경제 제재를 당하면서 경제가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복지 수준이나 분배 문제까지 겹치면서 이란 국민들로서는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다. 경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실업률은 높고 복지 수준이 엉망인 상태에서 복식 강요까지 하면서 국민의 불만은 높아졌다. 특히 여성의 불만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히잡 착용이라는 소재로 인해 터져 나오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에 의한 개혁파의 대선 출마 제한 등이 이란 국민들의 불만을 더욱 가중시켰다. 아울러 지난해 식량과 에너지 위기 그리고 코로나19 펜대믹 후유증 등으로 인해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지난해 9월 히잡 시위가 발발하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겹치면서

현재 이란 정부는 히잡 시위에 대해 강경하게 진압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시민들이 시위를 대규모로 하면 정부가 그에 대해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이란의 특성상 정부는 시민들에 대해 대대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히잡 시위가 단순히 히잡 쓰는 것에 대해 반대하기 위해 벌인 시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 히잡 시위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히잡 시위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도 있다. 그것이 바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란혁명이 발발하고 팔라비 왕조가 무너진 이후 곧바로 이란-이라크 전쟁을 치른 사례가 있기 때문에 히잡 시위 역시 전국적으로 확대가 된다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이란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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