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정치권 및 금융당국과 원활한 소통으로 은행권 입장 반영할 인사 필요”
10일, 민·관 경험 임영록 전 KB금융회장 외 민간 출신 5명 1차 후보군 확정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시작으로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날 선 비판이 이어지며 난감해진 은행권의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차기 회장으로 은행을 위한 든든한 ‘방패’가 될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정부 소통에 유리한 배경과 경력으로 은행권의 입장을 정부정책에 반영할 힘 있는 인사가 당면한 은행권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을 이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롱리스트(1차 후보군) 6명이 확정됐다. 같은 날 오전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2차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5명의 민간 금융인 출신과 민·관 경험자 1명으로 압축됐다.
후보 중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관료출신으로 민간을 경험한 유일한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임 전 회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2차관을 거친 후 민간으로 와서 KB금융지주 사장과 회장을 지냈다.
임 전 회장을 제외한 민간 금융인 출신 후보 5명은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다. 특히, 지난 국정감사 불출석으로 논란된 바 있는 KB금융 윤 회장은 유일한 현직으로 오는 20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은행권에 대한 비판이 날 선 분위기에서 관료 경험이 있는 후보가 1명이고 나머지 모두 민간 금융인 출신인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 김광수 회장을 포함해 과거에는 관료출신이 후보의 다수를 이뤘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입장을 대변해 금융당국 및 정치권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때로는 대립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적임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에 은행권에서는 차기 회장으로 소통과 영향력 있는 인사가 선출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어떤 면에서는 억울한 부분도 있는데 이러한 은행의 입장을 정부측에 적극 어필할 인물이 필요하다”면서 “차기 은행연합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금융당국 및 정치권과도 원활한 소통을 통해 은행권의 입장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3차 회추위를 오는 16일 개최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날 선정된 최종 후보는 23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사원총회 의결을 거쳐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다.
회추위는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과 산업은행과 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국민, 한국씨티, 광주, 케이뱅크 등 11개 회원사 은행장으로 구성됐다. 이들에게는 차기 회장 후보 추천권과 투표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