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세계 최초 공매도
[역사속 경제리뷰] 세계 최초 공매도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11.14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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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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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현대인의 재테크 수단인 주식시장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서부터 시작했다. 네덜란드는 해수면보다 땅이 낮기 때문에 대규모 간척사업이 필요했다. 그러다보니 큰 비용이 들어가야 했고, 이에 공동체가 자원을 공유하면서 그 비용을 감당했다. 그러다가 17세기 네덜란드는 향신료 열풍에 편승하면서 후추를 구하기 위해 인도나 동남아로 향하는 항로가 개척되면서 동인도 회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동인도회사를 만드는 이유는 인도에 가는 배의 침몰 확률이 20%가 넘기면서 대규모 자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왕정국가에서는

왕정국가에서는 왕실 재산 등을 투입하는 것으로 가능했지만 네덜란드는 여러 공화국이 뭉친 연합체 국가였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 투입이 불가능했다. 그러다보니 개개인의 재산이 뭉쳐서 회사를 차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프로젝트에 드는 전체 비용을 작은 지분으로 쪼개면서 네덜란드 시민들은 적은 자본으로 투자를 시도하고,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막대한 이익을 배당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주식이 발달하기 시작했고, 그 주식을 원활히 거래하는 증권거래소가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에서 세워졌다. 당시 네덜란드에는 동인도회사가 14개가 있었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왕실을 중심으로 동인도회사가 꾸려졌다는 소식이 들리자 네덜란드 정부는 영국 동인도회사를 대항하기 위해 14개 동인도회사를 하나로 합치게 됐다. 이어 조약체결 및 협상권, 전쟁발동권 등 상당한 권한을 부여했다. 그러자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지구 전체를 누비면서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줬고, 그로 인해 주식의 가치는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공금 횡령으로 쫓겨난 아이작 르 메르

아이작 르 메르는 세계 최초 공매도를 시행한 사람이다. 아이작 르 메르는 1558년 벨기에에서 태어났지만 네덜란드로 이주해 정착했다. 그리고 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공동설립했다. 하지만 1605년 2월 22일 사임을 해야 했다. 그 이유는 사기와 자금 횡령 혐의 때문에 쫓겨난 것이다. 이에 아이작 르 메르는 복수를 다짐하게 되면서 인류 역사상 최초의 공매도가 탄생했다. 원래 르 메르는 경쟁회사를 설립하고 싶어서 프랑스 앙리4세를 설득했지만 실패를 하자 이른바 주주 행동주의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침몰시키려고 했다. 이에 주주들에게 주주들과의 투명성 제고, 무역로 관리 개선, 수익성 강조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했고, 이에 주주들이 행동에 나서면서 동인도회사는 새로운 회사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원래 동인도회사 경영진이 주주들에 대해 경영 등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했다. 하지만 르 메르의 이런 호소가 결국 주주들과의 투명성 제고에 크게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

동인도회사 무너뜨릴 계획 세워

하지만 경영진은 르 메르의 이런 복수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가졌고, 그러면서 결국 갈등이 충돌하게 되자 르 메르는 동인도회사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이에 투자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동인도 회사의 주가가 액면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들이 회사에 자금 상환을 요구할 것이고, 그로 인해 동인도회사가 청산되면 자신은 새로운 무역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투자회사가 동인도 회사의 주식을 빌린 후 매도한 후 주가 하방 압력을 가했다. 대표적으로 향신료를 실은 동인도회사 선박이 희망봉 인근에서 가라앉았다는 식의 가짜뉴스를 퍼뜨린 것이다. 이에 동인도회사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매수해서 주식을 빌려주는 사람들에게 되갚는 형식을 사용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인도회사가 그 배후를 찾아내게 됐고, 동인도 회사는 르 메르의 공매도 전략을 맞서기 위해 주주들에게 첫번재 배당을 실시했다. 그리고 정부에게는 공매도를 금지해달라고 청원했다. 그리고 결국 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공매도가 금지됐다. 이같은 조치는 결국 르 메르와 공매도 투기꾼들은 파멸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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