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는 경제적 개념
동거는 경제적 개념이다. 결혼을 하게 되면 비용이 많이 들고, 활동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결혼은 ‘집안과 집안’끼리의 계약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경제적 격차 등으로 인해 결혼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동거는 집안과 집안끼리의 계약이 아니라 연인끼리의 계약이기 때문에 사회적 제약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다. 그러면서 데이트 비용이나 생활비용 등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같이 살면서 주거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러면서 상대방 부모에 대한 책임 의무가 줄어든다. 예컨대 월세를 내야 하는 경우에 월세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동시에 결혼의 경우 양가 부모를 모두 신경써야 하지만 동거는 그런 신경 쓰이는 것에서 해방이 된다. 아울러 애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양육에 대한 부담도 없다. 동거는 서로 간의 약속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헤어질 때에도 사회적 비용이 줄어든다. 결혼을 하게 되면 이혼이라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상당하지만 동거는 서로 간의 계약을 파기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구두 합의로도 계약 파기가 가능하다. 최근 부부별산제가 도입됐지만 과거만 해도 결혼을 하게 되면 재산은 공동소유이거나 특정 배우자가 모든 것을 관리한다. 하지만 동거는 서로 각자 재산을 관리하면서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만 납부하면 된다.서양은 1970년대부터
동거의 역사는 오래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서양 만해도 1970년대 이전에 동거 개념이 보편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부터 동거가 보편화됐고, 혼전임신과 혼외출산이 발생했다. 일본의 경우 개인공간이 있으면서 특정한 날, 예컨대 주말이나 휴일 등에 연인의 집에서 생활하는 문화가 있다. 서구권에서 1970년대 동거가 유행을 하게 된 것은 ‘저성장’과 ‘높은 청년실업률’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유럽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왔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오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졌고, 그로 인해 청년실업률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면서 결혼은 점차 멀게만 느껴지게 됐고, 이에 연인이 결혼대신 동거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저성장에 청년실업이 높아지면서 결혼의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데이트 비용도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결혼을 한다면 주거마련과 결혼식 비용 마련 등도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보니 결혼대신 동거를 택하는 연인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일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저상장의 늪과 높은 청년실업률이 발생했을 때 동거의 비율이 높아졌다. 물론 오늘날에는 결혼은 물론 연애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