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램브란트 ‘야간순찰’
[작품속 경제리뷰] 램브란트 ‘야간순찰’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4.01.09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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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램브란트의 ‘야간순찰’은 현재에는 명작으로 분류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위인 프란스 반닝 코크는 민병대 17명을 포함해 그룹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램브란트에 의뢰를 했다. 당시 램브란트는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인물의 사실적 표현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기 때문에 의뢰를 한 것이다. 램브란트는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그룹 초상화를 그려보겠다고 결심하고 사람들을 일렬로 그리지 않고 역동적으로 그룹화해내기 시작했다.

길드 집단 초상화

당시 네덜란드는 다른 유럽국가와 다르게 상업으로 부를 쌓은 부르주아 계급이 태동한 나라였다. 그래서 성공한 상인들을 위한 초상화 수요가 많았다. 특히 네덜란드에 길드가 발달하면서 길드에 소속된 회원들끼리 집단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 유행이 됐다. 길드에 가입이 되면 그에 따라 회원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그 증명으로 집단 초상화를 선호했다. 이런 이유로 일렬로 배열된 초상화를 선호했다. 그것은 회원 모두 평등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누가 튀어 보이거나 등을 하지 않는 그런 집단 초상화를 선호했다. 오늘날로 이야기하면 회원들이 일렬로 서서 증명사진 찍듯이 찍은 집단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램브란트의 도전

그런데 램브란트는 의뢰를 받은 후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어떤 사람은 빛 가운데 있고, 어떤 사람은 어둠 속에 그려 넣었다. 대원들 표정과 자세는 모두 다르고 총을 점검하는 사람, 깃발을 휘두르는 사람, 드럼을 두드리는 사람 등 마치 살아있는 순간처럼 생생하다. 또한 극적 연출을 위해 실존하는 18명의 인물 이외에 상상의 인물 16명을 추가로 그렸다. 아울러 작품이 완성 후 보호하기 위해 유약을 발랐고, 부대에 보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유약은 어두워지면서 그림에 어둠이 입혀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마치 야간순찰을 하는 것처럼 비쳐졌다. 이런 이유로 그림 이름이 야간순찰이 된 것이다. 하지만 진짜 이름은 프란스 반닝 코크 대위의 중대이다. 이런 램브란트의 도전은 램브란트 인생에는 실패를 가져다 줬다. 왜냐하면 같은 값을 지불한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은 빛나게 그리고, 어떤 사람은 어둡게 그리고, 어떤 사람은 부각시키고, 어떤 사람은 조연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어둠 속에 가려진 자신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더 이상 램브란트에게 초상화를 의뢰하지 않게 됐다. 램브란트가 화가로서는 명성을 떨쳤지만 작품을 찾는 사람들은 점차 줄어들었다. 그리고 결국 파산까지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램브란트는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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