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1월 23일 한보철강 최종 부도 처리
[역사속 오늘리뷰] 1월 23일 한보철강 최종 부도 처리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4.01.2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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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97년 1월 23일은 한보철강이 최종 부도 처리된 날이다. 한보철강의 부도 처리는 위기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위기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결국 대한민국은 최종 부도 처리되는 IMF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쇠를 만지면 된다”는 점쟁이의 말을 믿은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철강산업에 손을 댔다가 한보그룹이 공중분해 되고, 우리나라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아울러 정태수 당시 회장은 사법기관이나 청문회 등에 마스크를 쓰고 휠체어에 앉아서 출석을 했는데 이른바 ‘회장님 휠체어 출석’의 원조가 됐다.

쇠를 만지시오

한보철강은 1989년 ‘한보철강공업’으로 ‘건설-철강 2개 사업본부’ 체제로 재편됐다. 이후 1989년부터 아산만 공유수면 매립공사를 시작하고 1992년에는 당진제철소 1차 공사를 개시했다. 1995년 6월 23일 1차 공사를 먼저 마무리했다.

한보그룹이 철강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점쟁이가 정 회장에게 쇠를 만져야 한다고 조언을 했기 때문이다.

한보철강 당진공장은 미검증된 신종 공법 ‘코렉스’ 도입하기 위해 설계변경 등의 이유로 투자규모가 5조 7천억원에 달했고, 이를 회사채 발행, 차입 등의 무리한 자본조달로 인해 1996년 말 자금이 바닥나게 됐다. 그리고 1997년 1월 23일 주식포기 각서의 제출을 거부하는 것과 동시에 부도처리됐다. 한보철강의 부도는 삼미그룹의 삼미특수강, 진로그룹, 대농, 한신공영, 해태그룹, 한라그룹, 한일그룹, 고려증권 등 여러 유수 대기업들의 부도가 일어났고, 그것이 결국 IMF 사태를 불러오게 됐다.

휠체어 출석 원조

한보그룹이 부도가 나면서 정태수 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등 정계 유력인사에게 뇌물을 준 사건이 드러났다. 불법 대출액이 5조 7천억 원이다.

정 회장은 1997년 5월 재판을 받고 수감됐다. 결국 한보철강 당진제철소는 바로 부도처리 돼 포항종합제철이 위탁운영하게 됐고 2000년 네이버스 컨소시엄, 2003년 AK캐피탈컨소시엄이 각각 사들이려 했으나 무산됐고 2004년에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이 인수했다.

모기업 (주)한보는 2002년 진흥기업과 일본 야마토공업에 분할매각돼 한보건설 및 YK스틸로 분사됐다.

정 회장은 수사기관 출석이나 국회 청문회 출석에서 남다른 기행을 보여줬다. 청문회에 출석했을 때 정 회장은 “주인인 내가 알지, 머슴(계열사 사장)이 뭘 압니까?”라고 해서 당시 직장인들의 자조 섞인 신세 한탄을 하기도 했다.

또한 정 회장이 수사기관이 국회 청문회 등에 출석을 할 때 마스크를 쓰고 휠체어에 앉아 출석을 하면서 ‘회장님 휠체어 출석’의 원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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