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오렌지족
[역사속 경제리뷰] 오렌지족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4.02.07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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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오렌지족은 1990년대 X세대 중 강남 부유층 자녀들이 압구정동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집단을 말한다. 초반에는 압구정에 모여든 부유층 젊은이들을 가리켰지만 사회 전반으로 확장돼 소비적 문화에 열중하는 세대를 말한다. 오렌지족은 1980년대 3저 호황을 겪으면서 자라난 세대 중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부유층 자녀들을 말한다.

89년 해외여행자유화 조치 이후

1989년 해외여행자유화 조치 이후 해외여행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면서 부유층 자녀들을 중심으로 해외 유학파가 형성됐다. 그들이 방학기간 혹은 졸업 후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유흥문화를 국내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또한 고급 스포츠카 등을 타고 다니면서 이성교제 등을 하기 시작하면서 ‘오렌지족’이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1980년대 바나나가 비싼 과일이었다면 1990년대는 오렌지가 비싸고 귀한 과일이었다. 주로 유학생들이 LA 오렌지 카운티에 많이 살면서 ‘오렌지족’이라는 이름이 붙어지게 됐다. 또 다른 소문은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면서 이성을 유혹할 때 오렌지를 내밀었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부모의 재력 바탕으로

오렌지족은 부모의 재력을 바탕으로 명품, 외제차, 양담배, 양주 등을 구매했고, 압구정 유흥업소에서 자유분방하고 쾌락적인 사생활을 즐기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들은 자신의 부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면서 이들의 소비 향락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게 됐고, 9시 뉴스의 단골 메뉴가 되기도 했다. 이들의 소비가 뉴스 단골 메뉴가 된 이유는 부모세대까지만 해도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성세대의 눈에 이들의 소비는 혀를 차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에 기성세대는 “부모가 피땀 흘려 번 돈을 펑펑쓰는 철부지 자녀”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게 되면서 9시 뉴스 단골 메뉴가 된 것이다. 물론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명품을 소비하거나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유흥문화를 즐기는 것이 당연했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과도한 소비는 ‘죄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기성세대 반항의 아이콘으로

그러다보니 기성세대와 오렌지족 세대 간의 사회를 바라보는 격차가 점차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히 부모의 부로 소비를 하는 차원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기성세대는 오렌지족의 과소비를 죄악시했지만 오렌지족은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수직적 사회구조에서 수평적 사회구조로의 변화를 체득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기성 문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수직적 문화에 기반한 모든 문화에 대해 반발심이 작동되면서 그것이 여러 문화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오렌지족이 해외 유학을 통해 체득한 각종 문화를 우리나라에 심어주면서 ‘기성세대 문화’+‘다른나라 문화’ 등이 혼재된 독특한 문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1990년대가 가요계와 영화계 등에서 상당한 꽃을 피게 된 것도 이런 문화에 기반을 한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 한류의 원류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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