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이기영의 소설 고향
[작품속 경제리뷰] 이기영의 소설 고향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4.02.19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이기영 작가의 소설 고향은 1933년 11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장편 소설이다. 소설 고향은 1930년대 우리 농촌 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당시 브나르도 운동을 묘사한 다른 소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1930년대에는 농촌 사회의 현실을 그린 소설들이 속속 등장했지만 모두 ‘브나르도 운동’에 영향을 받아 농촌을 계몽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이기영 작가의 소설 고향은 그것을 뛰어넘어 ‘두레’를 매개로 해서 농촌 사회의 단결을 호소했다.

줄거리

동경 유학생이던 김희준은 고향으로 돌아와 농민 지도자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그 반대되는 인물로 마름인 안승학이 등장한다. 안승학은 마름으로 첩인 숙자와 함께 살고 있었다. 안승학은 딸 갑숙을 시집 보내려고 하지만 갑숙과 경호의 관계를 알고 앓아눕는다. 그 이유는 경호의 신분이 머슴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갑숙은 가출해 공장 직공으로 취직하고 경호 역시 공장에 취직한다. 소작인들은 김희준을 중심으로 안승학에게 소작료를 감면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안승학은 이를 거부한다. 이때 공장에서 갑숙을 중심으로 한 노동 쟁의가 벌어지며 김희준이 이를 돕는다. 이에 갑숙은 소작인들을 괴롭히는 아버지 안승학에게 반대해 김희준과 힘을 모으며, 농민들은 끝내 안승학의 양보를 얻어 낸다.

반봉건적인 식민지 농촌

소설 고향은 반봉건적 식민지 농촌 사회에서 벌어지는 소작농의 현실을 그려낸 것은 물론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절대적 빈곤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동경 유학생 김희준을 통해 농촌의 문제가 무엇이고, 계몽과 각성을 통해 농촌 현실을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특히 두레를 통해 자발적이고 주체적 공동체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타개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 있다. 다른 ‘브나르도 운동’ 소설은 농민들이 각성하고 부지런히 일을 하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줬다. 하지만 이기영의 소설 고향은 우리 민중의 황폐한 삶은 식민지 농촌 현실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농민 스스로 단결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그것이 바로 두레이다. 진보와 보수로 견해를 대립하던 농민들도 모두 두레를 통해 합심을 한다. 야학을 통해 자신들이 겪는 고통의 원인을 발견하고, 두레를 통해 실천을 하고, 안승학에게 소작료를 탕감해달라면서 청원과 투쟁을 해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