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맞는다
뻗은 가지 만큼
매단 잎새 만큼
솟은 키 만큼
온몸으로 맞는다
------------------------------------- [메모] 우수로부터 이틀 지난 2월 21일 눈이 많이 내렸다. 다음 날 집 앞 작은 비탈길의 눈을 걷어내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날은 푹했지만 습설이어서 무거웠다. 남산공원을 오르며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는 황지우의 시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를 생각했다. 나무들이 온몸으로 눈을 맞고 있었다.[이태희 저자 약력]
1988년 《동서문학》으로 등단. 2001년 시집 [오래 익은 사랑] 출간. 2017년 <시와산문> 작품상 수상. 현재 인천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2023년 디카시집 [꽃 트럭] 출간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