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했다는 평가가 있다. 물론 노조에 관대한 것과 대우그룹의 노동환경은 별개의 문제였다.
박노해 시인은 1989년 9월 ‘노동래방문학 통권제5호’을 통해 김우중 회장의 자본철학에 대해 맹렬히 비판했다.
박 시인은 김우중 전 회장이 노동자들의 노동과 시간을 착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시인은 김 전 회장에 대해 “당신은 대우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대우노동자들의 시간을 앗아감으로써 오늘의 대우왕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대우 노동자들이 필요노동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고 있고, 그들의 잉여노동에서 창출되는 가치가 전적으로 김우중 회장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처럼 노동자의 노동 환경과는 별개로 노조에 대해서는 김 전 회장이 관대했다는 평가가 있다.
홍영표 도피 도우기도
현재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85년 대우 계열사 파업 당시 노조 대표였다. 당시 부평공장 임시회의장에서 단독으로 만나 대우자동차 파업과 관련해서 담판 협상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긴 협상 끝에 기본급 8% 인상, 장기근속수당신설 등 총 16.4%의 임금 인상을 합의했다. 또한 타협안에는 직원 식사 개선과 사원 기숙사 착공, 사원주택신축 등 복지 향상에 대한 부분도 포함됐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의 저서에 8일간 하루 1~2시간밖에 잠을 못 자고 대화에 임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또한 김 전 회장은 불법파업으로 수배자가 된 홍 의원을 본인 차 트렁크에 숨겨 경찰 포위망을 빠져 나가게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운동권 출신 대거 기용
김 전 회장은 1990년대 초 386 운동권 출신 100여명을 대규모로 채용을 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운동권 출신에게 “기업이 30년 이상 되면 보수화돼 고인 물처럼 썩는다. 대우 어디든 가서 운동권 방식으로 싸우면서 문제제기를 하라”고 개혁을 맡기기도 했다.
이에 2005년 김 전 회장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해외 도피를 할 때 386 운동권 출신이 김 전 회장 구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을 특별사면을 한 것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을 노조 탄압하지 않은 사람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역시 대우와 깊은 관련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87년 9월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씨가 최루탄을 맞고 사망하자 사인 규명 작업에 직접 나서 ‘3자 개입’과 ‘장례식 방해’ 혐의로 구속되면서 변호사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아울러 1990년대 대우조선 거제 공장 파업에 적극 참여해 노사 중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앞서 언급한대로 노조에 관대한 것과 노동자의 노동 환경이 열악한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