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세계 곳곳에서 ‘부채춤’이 중국춤으로 인식돼 있어 우려스럽다고 19일 밝혔다.
서 교수에 따르면 최근에 막을 내린 세계적인 축제 ‘니스 카니발’을 소개하는 프랑스의 한 여행사 사이트에 ‘중국인 댄서’라는 설명과 함께 부채춤을 추는 사진이 올라 왔다.
또한 지난 달 말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펼쳐진 대형 퍼레이드 행사에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 앞에서 중국인들이 부채춤을 춘 장면이 있었다.
아울러 지난 달 음력설을 맞아 미국 NBA 덴버 너게츠 홈 구장에서 ‘중국 댄스팀’이라면서 중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서 교수는 “이러한 상황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는지라, 자칫 ‘부채춤’이 ‘중국춤’으로 외국인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까 봐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부채춤은 김백봉 무용가 원조
부채춤은 부채를 이용해 추는 춤이다. 다만 한국의 부채춤은 ‘고유명사’로 취급되면서 다른나라의 부채무용과는 유래가 상당히 다르다.
우리나라 부채춤은 1954년 무용가 김백봉이 한국 전통무용을 간소화해 만든 무용이다. 궁중의 태평무, 한국 불교의 승무, 무당의 춤 등에서 착안한 것으로 한복을 입고 추는 춤이기 때문에 우리 고유의 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무용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이기 때문에 태평무와 승무에 비하면 템포가 빠르고, 어떤 무대에도 잘 어울린다.
한민족 무용으로
부채춤은 한민족이라면 추는 춤이 됐다. 그 이유는 다소 복잡한 전통무용을 간소화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누구나 출 수 있는 춤이라는 것을 말한다.
부채춤의 구성은 한복, 꽃부채, 군무, 음악이다. 최근 들어 이 네 가지 요소 중 꽃부채를 갖추면 부채춤이라고 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기는 하다.
전통무용이 복잡한 반면 부채춤은 동작이 간단하기 때문에 누구나 출 수 있다. 하지만 고강도를 요하는 동작이 많기 때문에 쉽게 출 수 있는 춤은 아니다. 특히 회전은 상당히 어려운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이 조선족 문화라면서 부채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 실제로 한복을 차려 입고 부채춤을 추는 사진을 올리면서 중국 무용으로 소개하기도 했고, 바이두 백과에 부채춤을 중국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