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히잡
[오늘 통한 과거리뷰] 히잡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4.04.23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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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에게 현지 남성이 침을 뱉고 가는 일이 발생하면서 증오 범죄 논란이 커졌다. 틱톡에서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모로코인 인플루언서 파티마 사이디(22)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틱톡 계정에 “프랑스에 처음 와보는데 벌써 증오범죄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사이디에 따르면 에펠탑 근처에서 친구와 걷고 있는데 백인 남성이 히잡을 쓴 사이디에게 침을 뱉었다. 이에 쫓아가서 따졌지만 남성은 손가락 욕을 하고 카메라를 향해 다시 침을 뱉었다.

히잡이란

히잡이란 무슬림 여성의 의복이다. 전신 의복이 아니고, 얼굴 일부와 머리만 둘러싸는 천이다. 히잡은 전신을 감싸는 차도르, 부르카와는 완전히 다르다. 또한 얼굴을 가리지 않으니 니캅과도 다르다. 또한 이슬람 여성 모두가 히잡을 착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나라, 출신,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즉, 이슬람 국가 모두가 여성에게 히잡을 쓰는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여성의 개인 의지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 히잡은 이슬람교 탄생 이전부터 존재했던 패션 아이템이다. 그것은 매춘부와 구분하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사막이 많기 때문에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무함마드 역시 히잡 자체를 직접 강요하지 않고 정숙하게 입으라고만 했다. 또한 정숙하게 입으라는 것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권유했다. 전신을 완전히 가리는 부르카는 아프가니스탄 국왕이 1910년대 애첩들에게 입히면서 이슬람교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부르카는 오히려 현재 이슬람교에서 여성의 인권을 완전히 해치는 것이기 때문에 금지를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히잡이 여성의 권리를 침해하는가

히잡 갈등은 유럽에서 상당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유럽 국가에서 히잡 착용에 제재를 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무슬림 여성들의 반발이 거세다. 히잡 착용 옹호론자는 단순히 ‘의류’일 뿐이라고 한다. 사실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근대 이전에는 여성의 노출을 꺼려했다. 우리나라만 해도 조선시대 때 여성이 외출을 하려면 ‘장옷’이라는 겉옷을 입고 머리를 감싸고 눈만 내밀고 다녀야 했다. 이것은 비단 조선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가 산업혁명 등을 거치면서 여성의 노출이 이뤄졌기 때문에 히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서구적 관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물론 히잡을 강요하는 나라가 있기는 하지만 많은 이슬람 국가에서 히잡 착용은 ‘권고’ 사항이지 강요는 아니다. 즉,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에 대한 억압을 하는 것만 바라보고 유럽의 시선에서 히잡은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패션이라고 취급하는 것 자체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해방의 상징???

비키니 혹은 미니스커트가 현재는 여성의 성상품화의 상징처럼 취급되고 있지만 초창기만 해도 여성해방의 상징이기도 했다. 산업화가 이뤄지고 제1차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남성은 주로 군대에 입대하면서 산업 노동자가 부족해지자 여성들이 사회 진출이 이뤄졌다. 그리고 여성이 좀더 편한 복장을 하기 위해 비키니 혹은 미니스커트 등을 입으면서 한때 비키니와 미니스커트가 여성해방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페미니즘이 불면서 비키니와 미니스커트는 여성의 성상품화 상징이 됐다. 마찬가지로 히잡은 이슬람 국가에서는 여성해방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즉, 이슬람국가에서도 여성의 사회진출이 이뤄지면서 히잡은 여성해방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이슬람국가에서 여성에게 히잡을 강요하면서 그에 따라 여성을 억압하는 상징이 됐다. 이런 이유로 비이슬람권 국가에서 히잡을 여성을 억압하는 상징물로 취급할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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