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네이버(NAVER)가 3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일본 총무성의 네이버에 대한 라인의 지배력 줄이라는 행정지도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일본 정부의 입장에 대해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를 따를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중장기 사업계획으로 검토할 문제”고 언급했다.
아울러 “입장 정리가 아직 안 됐고, 정리되는 시점에 발표하겠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당국과 협의하고 있으며, 도움을 주고 있는 정부에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이같은 입장을 보인 것은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게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를 ‘지분 매각’으로 업계에서 받아들이면서 네이버에게 일본 내에서의 라인 사업을 정리하라는 의미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일본 총무성 나카무라 도모히로 총무성 종합통신기반국 이용환경과장은 “행정지도에 지분 매각 등 표현은 전혀 담고 있지 않다”며 “적절한 위탁 관리를 위한 보안 거버넌스의 재검토를 요청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라인이란
라인이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그룹의 합작회사로 LINE야후 주식회사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이다. 우리나라로 이야기하면 카카오톡과 같다.
일본에서는 1억 2천만 인구 중에 8400만명이 이용한다. 점유율만 따지면 대만은 2400만명 중 2100만명이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 태국은 7천만명 중 4600만명이 라인을 이용하고 있다.
출발부터 네이버 재팬에서 일본 내 서비스 목적으로 내놓았기 때문에 사실상 일본 국민 모바일 메신저이다. 만약 일본에서 ‘라인’을 하지 않는다면 이지메를 당할 정도이다. 우리나라로는 ‘카톡’을 하냐 안 하냐로 사회성을 판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으로
2011년 2월 네이버는 한국에서 ‘네이버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미 카카오톡이 한국시장을 독점했기 때문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네이버 회장 이해진은 2011년 3월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 당시 일본 오사카에 있었다. 지진의 여파를 직접 목격했고, 지진 이후 통신 마비까지 왔다. 이에 이해진은 귀국하지 않고 일본에 남아 있는 한국직원들과의 원활한 연력을 주고받을 방법을 생각했고, 이에 모바일 메신저를 떠올렸다.
그리고 이해진은 일본 시장을 공략할 모바일 메신저 출시를 결심하면서 NHN 재팬에서 기획과 개발에 관한 전체적인 지휘를 했으며, 검색 벤처 기업 '첫눈'의 창업자이자 후에 '라인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신중호가 프로젝트를 직접 총괄해 개발에 착수해 2011년 6월 라인이 출시된다.
이후 일본에서 성공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게 된다. 2019년 11월 18일 라인 주식회사는 일본 IT 대기업 소프트뱅크그룹이 운영하는, 일본 1위의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의 운영사 Z 홀딩스와 경영통합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12월 23일 본계약을 체결했다.
국적 논란으로
라인이 일본에서 대히트를 쳤지만 그로 인해 국적 논란에 휩싸였다. 라인 메신저를 과연 일본 국적으로 볼 것이냐 한국 국적으로 볼 것이냐의 논란이다.
일본 일부 소비자는 한국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으면서 라인 국적 논란을 꾸준하게 제기해왔다. 그것은 결국 NHN Japan이 어느 나라 기업이냐라는 것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것은 대한민국 기업인 NHN이 일본에 세웠던 지사 NHN Japan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NHN Japan에서 LINE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 절반씩 갖고 있는 A홀딩스 산하 Z홀딩스의 자회사로 되어 있다. A홀딩스의 모기업은 소프트뱅크이며, 현재 한국 네이버는 LINE의 비연결 자회사(관계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라인 메신저의 국적 논란은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특히 라인에서 수진되는 데이터의 보관 및 파기를 두고 일본 내에서 헛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것은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네이버 라인을 도청한다는 ‘가짜뉴스’였다. 그러다보니 일본 내에서는 일본의 비밀정보가 한국으로 새어나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