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탕수육
[역사속 경제리뷰] 탕수육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4.05.09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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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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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탕수육은 돼지고기에 녹말 반죽을 묻혀서 기름에 튀긴 후 새콤달콤한 소스와 함께 먹는 중화요리를 말한다. 이른바 ‘찍먹’ ‘부먹’ 논란을 일으켰던 요리이다. 과거에는 고급요리였지만 1990년대를 지나면서 서민들도 먹을 수 있는 저렴한 음식이 됐다. 그것은 탕수육 프랜차이즈가 한동한 대유행을 하면서 그에 따라 중국 요리집이 탕수육 가격을 하락시켰기 때문이다.

중국 전역에서 오래된 요리법

탕수육은 탕추 소스를 활용한 요리법으로 중국 전역에서 먹는 오래된 요리법이고, 각 지역마다 이름과 형태가 조금씩 달랐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북경식과 산둥식이다. 한국식 탕수육은 19세기말 산둥성 출신 화교들이 한반도에 건너와 개점한 청요리집에서 출발을 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중국 요리가 퍼져나가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러 중국 요리집에서 자리를 잡았다. 1930년대 신문기사를 보면 탕수육이 대표적인 중국 요리로 소개됐다. 1960년대 이후 중국 요리집이 늘어났지만 탕수육은 접하기 힘든 고기 요리라는 의미로 고급 요리로 취급됐다. 이에 탕수육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생일이나 졸업식 등 집안에 큰 행사가 있을 때 중국집이나 청요리집에서 먹는 비싼 음식이었다.

탕수육 프랜차이즈 때문에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탕수육은 소금이나 간장에만 찍어 먹었다. 그만큼 푹신하고 바삭한 튀김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화교 요리사들이 소스를 내놓기는 했지만 자극적이지 않았고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이에 소스가 부어졌다고 해도 결국 간장과 식초 그리고 고춧가루를 섞은 장을 찍어 먹어야 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 탕수육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면서 저가 경쟁이 벌어졌다. 탕수육 프랜차이즈는 튀김 반죽에 밀가루에 화학팽창제를 넣고 미리 튀겨 놓았다가 딱딱하게 다시 튀겨내는 방식이었다. 아울러 튀김 식감이 과거와 같이 고급진 것이 아니라 저렴한 튀김 식감을 느끼게 되면서 케첩, 후루트 칵테일 등을 넣어 새콤달콤하고 자극적인 맛을 내게 됐다. 그러자 기존 중국집들이 따라하면서 탕수육의 가격이 하락하게 됐다.

배달 전문 중국집 등장하면서

또한 중국집 중에 배달 전문 중국집이 등장하면서 중국집들이 배달할 경우 튀김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튀김과 소스를 따로 포장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이 소스를 부어서 먹을 것인지 찍어서 먹을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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