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중국에는 2030대 청년들을 위한 전용 양로원이 유행이다. 이른바 ‘청년 양로원’이다.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 주요 도시는 물론 지방에서도 청년 양로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들 양로원은 주로 ‘탕핑족’을 수용하기 위한 것이다. 청년 양로원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탕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청년들이 몰린다.
청년 양로원은 정신 건강에 초점을 맞춰 각종 시설을 구비한다. 그리고 청년들은 해당 시설 등에서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면서 공감을 한다. 대부분의 시설 이용료는 월 1500위안(약 28만원)이다.
청년들이 청년 양로원을 이용하는 이유는 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맘껏 탕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탕핑족이란
탕핑족이란 드러누울 당(躺)에 평평할 평(平)을 의미한다. 즉, 평하게 드러눕는다는 뜻이다. 당초 중국 젊은이들이 공산당의 경제적 폭거에 저항할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근로와 소비를 회피하고 최소한의 생계활동을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드러눕는 사람들을 말한다.
2021년 4월 17일 중국 바이두 게시판에 블로그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탕핑족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통상적인 국가에서는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서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더라도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정부가 노력을 한다. 만약 그것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사회는 정체되고 경제는 후퇴를 한다. 이것이 중진국의 함정이다.
중국은 1990년대 이후 높은 경제성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공산당 1당 독재정권에서는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왜냐하면 부자가 된 자본가들은 공산당 당원이기 때문이다. 즉, 공산당과 자본가는 서로 밀착관계가 되면서 빈익빈 부익부의 빈부격차를 해소하는데 정부가 노력을 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또한 자본가가 된다고 해도 공산당에 복종 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게 만들어졌다.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전재산을 압류당하거나 자신의 신체적 위협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회 속에서 자본가는 투자를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될 수밖에 없다.
공산당에 불만 품은 청년들
이런 고민은 결국 청년들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고 지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극복할 수 없다는 자괴감을 갖게 만들기 충분했다.
청년 자본가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막대한 부를 축적한다고 해도 공산당에 언제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투자를 크게 위축시키게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일자리를 얻는 것도 포기를 하고, 결혼도 포기하고, 집에서 드러눕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즉, 탕핑은 그렇게 탄생을 하게 된 것이다.
다만 탕핑족은 중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빈부격차가 매우 큰 개발도상국, 노동소득이 자산소득을 따라잡지 못하는 국가 등에서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탕핑’ 현상보다는 오히려 내 자식에게는 ‘노예생활을 물려주지 말자’는 차원에서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는 것도 일종의 탕핑 현상이다. 즉, 우리나라에서도 신분 상승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공한 자본가가 된다고 해도 노블리스 오블리제 등으로 인해 엄격한 생활을 해야 한다.
그것은 일자리를 얻고 결혼을 해서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성공(?)에 대한 두려움이 결국 저출산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