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냉면은 독특하게 한국에 있는 밀이나 메밀로 만든 면을 차가운 육수에 말아먹거나 양념에 비벼 먹는 음식이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차가운 국수’ 음식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냉면이 발달한 이유는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기 때문이다.
평양냉면이 보급화된 이유
현대에는 냉면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지만 실제로는 ‘평양냉면’과 ‘진주냉면’만 냉면으로 불리었다. 다른 지역의 차가운 국수 음식을 냉면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냉면에 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 철종실록에 철종이 군사훈련을 참관하고 장교들에게 냉면을 하사했다는 내용도 있다. 그만큼 냉면의 역사가 상당히 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냉면 중에 평양냉면이 보편화된 것은 1920년대 서울 요정에 평양냉면이 보급되면서이다. 평양냉면은 메밀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제조하기 쉬웠다. 아울러 별다른 육수를 만들지 않아도 됐다.
다만 평양냉면이 서울에서 보급된 것은 일본 MSG 조미료 회사인 아지노모도가 생산한 MSG 조미료로 평양냉면의 맛을 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지노모도는 냉면 식당을 직접 경영하기도 했다.
평양냉면은 메밀로 만들고, MSG 조미료로 맛을 내면 됐기 때문에 누구나 냉면 식당을 개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손쉽게 보편화가 됐다.
게다가 일제강점기에서 라디오에 일일연속극이 상당한 인기를 얻자 아지노모도가 스폰서 역할을 했다. 연속극 성우들이 한일관에서 냉면을 주문 배달해 생방송에서 먹으면서 아지노모도 PPL을 했다.
진주냉면은
냉면의 쌍두마차인 평양냉면과 진주냉면 중 진주냉면이 보급되지 못한 것은 진주냉면이 만들기 상당히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것은 진주 지역에서 엄격한 조리법에 의해 조리되던 주로 양반이 먹던 고급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식당에서 만들어 판매하기 상당히 불편한 음식이었다. 평양냉면은 메밀을 국수로 만들어서 육수를 붓고 난 후 MSG 조미료를 첨가하면 됐지만 진주냉면은 각종 고명을 올려야 했기 때문에 만들기 어려웠고, 그러다보니 진주 지역 일부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고급 음식이 됐다.
반면 함흥냉면은 냉면으로 불리지 않았다. 원래는 물냉면과 비빔냉면 두 가지 모두 존재했지만 함흥에서 실향민이 서울로 몰려와서 함흥냉면집을 열려고 하다보니 평양냉면이 이미 물냉면의 지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주로 비빔냉면으로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오늘날 함흥냉면하면 무조건 비빔냉면만 생각하게 됐다.
서민의 음식
원래 냉면은 서민의 음식이었다. 그것은 만들기 간편하고, 식재료 역시 메밀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냉면은 서민이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냉면의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서민들이 먹기에 부담스런 음식이 됐다.
오늘날에는 냉면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서 오히려 밀키트 등을 통해 집에서 먹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인식이 깔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