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영화 파리넬리 그리고 카스트라토
[작품속 경제리뷰] 영화 파리넬리 그리고 카스트라토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4.11.11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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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리넬리 한 장면.
영화 파리넬리 한 장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영화 파리넬리는 실존했던 카스트라토 성악가였던 파리넬리의 일대를 담은 영화이다. 1995년 전세계에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기도 했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 장면은 유명한 장면이다. 거세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슬픔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가다.

파리넬리는

파리넬리 영화는 1740년 스페인 궁정 왕실 가수인 카스트라토인 파리넬리를 그렸다. 파리넬리는 여성들 특히 백작 부인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얻었지만 실상은 공허하다. 무대 뒤 동료 음악인들의 멸시와 질투 등의 시선이 있어야 했고, 심지어 백작 부인들 역시 자신을 ‘사람’이 아닌 ‘악기’로 취급을 했다. 여성들에게 노래를 선물 해줄 수 있지만 그 이외를 해줄 수 없다는 점이 파리넬리에게는 고통이었다.

극소수만 카스트라토

카스트라토는 변성기가 시작되기 전 소년 시절 고음역대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거세한 가수들을 말한다. 이는 18세기 이전까지 있었던 직업군이다. 카스트라토가 등장한 이유는 여성이 오페라에 출연하는 것이 금기시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세시대에는 남성의 육체에 여성의 목소리가 결합된 모습은 ‘천사의 모습’이라고 취급했다. 물론 거세를 했다고 해서 모두 카스트라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거세했다고 노래를 다 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무대에 서기까지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에 거세 당한 남성 중에 1%만 카스트라토가 된다. 게다가 거세 이후 오히려 남성의 목소리를 갖는 경우도 있다. 즉, 카스트라토가 되기 위해 거세를 했지만 카스트라토가 되는 것은 어렵다. 카스트라토가 된다고 해도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 했다. 멸시와 천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무대 위에 공연을 할 때는 환호와 칭찬을 보내지만 뒤돌아서 비난을 하는 직업이 바로 카스트라토이다. 거세된 남성이라는 이미지 때문이다.

나폴레옹 이후

카스트라토가 쇠퇴하게 된 것은 나폴레옹 등장 이후부터이다. 나폴레옹이 황제로 등극하고 대외 전쟁을 하면서 카스트라토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부르봉 왕조가 복원되면서 카스트라토가 다시 양성됐다. 1861년 이탈리아 통일 헌법에서 예술적 목적으로 거세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규정했고, 1903년 교황 비오 10세가 교황청에서 카스트라토를 양성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오늘날 카스트라토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카운트테너이다. 하지만 카스트라토와 카운트테너는 완전히 다른 음역대를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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